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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이 격차가 이렇게?..."LS-대한전선 싸우는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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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국내 시장, 글로벌 진출 필수 과제로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논란부터 소송까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S전선과 대한전선이 10년 새 좁혀진 격차 속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 성장 한계로 인해 해외 시장 확장이 필수가 된 가운데, 양사는 해저케이블과 초고압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격돌하고 있다. 여기에 특허 소송과 기술 유출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경쟁이 단순한 시장 점유율 싸움을 넘어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해외로 나가려면 너부터 넘어야 해"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선시장에서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전력 및 통신망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두 회사 간의 점유율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는 추세다.

국내 전선시장은 LS전선과 대한전선을 비롯해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 5개 회사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초고압케이블은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광케이블은 LS전선, 대한전선, 가온전선이 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8년 가온전선은 LS전선의 자회사가 되면서 사실상 고부가가치 시장인 초고압케이블과 광케이블 시장은 LS와 대한전선의 맞붙는 양상이다.

매출 규모는 LS전선이 부동의 1위를, 대한전선이 2위를 지키고 있지만, 그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별도 기준 지난 2012년 4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LS전선은 2023년 3조8000억원으로 규모가 줄었다. 같은 기간 대한전선은 2012년 약 2조원이었던 매출이 2023년 2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5개 전선업체의 매출 규모는 늘었지만 LS전선의 매출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LS전선의 지난달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모두 약 6조6000억원이었던 5개 전선회사의 총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7조8000억원으로 18% 가량 늘었다. 2020년만 해도 5개 전선업체 총 매출에서 LS전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약3조3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 비중은 37.7%로 줄었다.

LS전선과 가온전선을 합한 매출 비중도 61.8%에서 51.3%로 줄었다. 같은 기간 22.1%였던 대한전선의 매출 비중은 29.3%까지 증가하며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격차가 27.9%p에서 8.4%p까지 좁혀졌다. 전선업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LS전선은 "지난 2023년 국내 저부가 사업을 정리하면서 일시적인 매출 하락이 있었다"며 "LS전선은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위주로 전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진 원인은 먼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에 있다. 국내 전선시장은 전력 및 통신망 설비구축이 대부분 완료되며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전력선 시장은 이미 전력망 확충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생산 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어 새로운 수요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선 생산량은 전선 소재인 나동선의 생산량을 통해 시장 규모를 추정한다. 국내 나동선 생산량은 지난 2004년 약 83만 MT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감소세를 보였다. 2012년과 2013년까지는 약 58만 MT로 하락했으며, 이후 50만 MT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도 나동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여전히 2010년 이전의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선 산업의 성장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가 한계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내 시장의 정체는 결국 전선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선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전선업체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글로벌 전력망 확충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진행되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향후 기업 성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저케이블이야...공장 어떻게 지었어?"

해외시장에서 중요한 사업 분야는 해저케이블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의 해상풍력 발전 증가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북미 해상풍력 산업이 성장하면서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해저 지반을 뚫고 케이블을 포설하는 공정이 필수적이며, 해저 지질과 해상 날씨 등 시공 환경이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고난도 사업이다.

LS전선은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Prysmian), 프랑스의 넥상스(Nexans), 스위스의 ABB 등이 과점했던 해저케이블 시장에 국내 최초로 진입했다. 2009년 진도~제주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LS전선의 약 5조1000억원의 별도 수주잔액 중 해저케이블이 약 2조원을 차지할 정도로 수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대한전선은 2021년 호반그룹에 인수된 후 2022년 충남 당진에 해저케이블 1공장을 착공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1공장은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고, 2공장은 2027년 가동이 목표다.

대한전선이 공사 중인 이 해저케이블 1공장이 논란의 장소다. 대한전선은 1공장의 설계를 A건축사무소에 맡겼는데, A사무소는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한 회사다. 1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LS전선의 기술자료가 대한전선에 넘어갔다는 것이 LS전선의 주장이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대한전선에 대한 3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 도면과 레이아웃 등을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십 km, 수천 톤에 달하는 긴 해저케이블을 제조하고 운반하는 기술, 즉 설비 및 공장의 배치가 해저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데, 대한전선이 기존에 납품했다고 주장하는 해저케이블은 1~2km 수준으로 짧아 노하우를 습득하지 못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대한전선은 최근 자료에서도 2009년부터 국내외 프로젝트에 해저케이블 공급을 통해 실적을 쌓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 모두 강경 태세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의 기술 탈취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내외에서 모든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한전선은 "혐의가 없다고 판명되면 가능한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맞받았다. 혐의를 받고 있는 A건축사무소 역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A사는 "당사는 공장 건축물 설계만 담당하는 건축설계사이고, 해저케이블 설비나 생산설비의 설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줄소송 계속...단기간에 끝나질 않을 주도권 싸움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소송은 이 뿐만 아니다. 줄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 사건마다 양측의 입장차가 뚜렷해 갈등이 빠른 시일 안에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LS전선과 대한전선의 부스덕트 부품 관련 특허소송 2심 선고가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소송의 시작은 2019년 8월 LS전선이 대한전선에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의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부스덕트는 전력 시스템에서 전기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장치이고, 조인트 키트는 두 전력을 연결하는 장비로 중요한 부품이다. 2022년 9월 1심은 LS전선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대한전선에 관련 제품 폐기와 4억9623만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양측 모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2018년 기아 화성공장 정전사건으로 인해 양사는 법정에서 또다시 맞서고 있다. 약 5일간의 정전으로 기아 차량 생산이 중단되면서 182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기아는 송전선로 설치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과 과실을 문제 삼아 LS전선과 시공사, 대한전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LS전선의 단독 책임을 인정했으나, LS전선은 다른 피고들과의 공동 책임을 주장하며 상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시장은 높은 기술 장벽과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기술 경쟁력이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논란이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전선업체들이 신뢰를 유지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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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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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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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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