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상황센터서 병원 선정시 강제력 가져야"
의료계 내부서도 장기적 의료공백 자성 목소리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쓰러진 외국인 임신부가 2시간 넘게 받아줄 병원을 찾다가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119구급대원이 국회를 방문해 장기화되는 의정 갈등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18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에 따르면 김성현 구급국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입고 있던 노조 조끼를 벗고 "(노조 국장 자격이 아닌)119 구급대원 입장으로 서서 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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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대 차량. [사진=뉴스핌DB] |
김 국장은 "현재 응급실 과부하 문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심각하게 지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그 결과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구급대가 여전히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6일 인천에서 한 임산부가 2시간 넘게 병원을 찾다가 구급차에서 출산한 사례 등을 언급했다. 당시 구급대는 인하대병원을 비롯한 인천‧경기 일대 병원 12곳에 문의했으나 "산과 진료가 어렵다"거나 "임신 주수가 확인돼야 진료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산모는 2시간가량 대기하다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김 국장은 "이러한 현실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고 응급환자의 치료 지연에 대한 책임이 구급대에 전가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단순히 전공의 사직 때문만은 아니고, 보다 근본적인 응급의료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 근본 해결을 위해 ▲119구급대의 환자 수용 및 이송률을 반영한 평가 항목 즉각 도입 ▲정확한 병원 정보를 119구급대에 제공하고, 병원 정보 시스템에 수용 불가 사유를 명확히 표시 ▲119구급상황센터에서 병원 선정 시 강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권한 부여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장기화되는 의정 갈등을 두고 의료계 내에서도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7일 서울의대 교수 4인(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은 사직 전공의들을 향해 "진짜 피해자는 누구인가?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 아닌가? 그들의 가족들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복귀를 촉구했다.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8일 해당 성명에 대해 "제자를 위해 참 스승의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응원한다"며 입장을 발표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