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자위대가 육·해·공 부대를 평시부터 일원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 통합작전사령부를 24일 발족했다. 동아시아 유사 사태를 염두에 두고 신속한 방위 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통합작전사령부는 방위성 청사 내에 설치되며 약 240명 규모로 출발해 2027년도 말까지 약 28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대 사령관은 나구모 겐이치로 전 통합막료부장이 맡는다.
자위대의 대규모 조직 개편은 2006년 통합막료감부 창설 이후 처음이다. 통합막료감부는 한국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한다.
통합작전사령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 자위대에 대한 작전 지휘다. 통합작전사령관은 방위상의 명령을 받아 훈련 및 영공 침범 우려가 있는 외국 군용기에 대한 긴급 출격 지휘를 수행한다.
유사시에는 적 미사일 거점을 공격하는 '반격 능력(공격 능력)' 운용을 담당한다. 실제 반격을 수행할 경우, 총리 및 방위상의 명령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 호주, 영국 등 동맹·우방국 군대와의 조정 역할이다. 공동 훈련에서 실전 작전까지 사령부를 통해 부대 간 연계를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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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왜 필요한가?...통합막료장과의 역할 분담
현재 자위대에서는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이 작전 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현장 부대의 지휘까지 담당하고 있어 체계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례로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통합막료장이 총리 관저와의 조정은 물론 미군과의 협의, 부대 지휘 등을 모두 맡게 되면서 작전 수행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는 재해 대응뿐만 아니라 유사시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국민과 영토 방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부대 운용을 통합작전사령관에게 맡기고, 통합막료장은 정치적 조정과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리했다.
또한 자위대는 기존의 육·해·공군뿐만 아니라 우주, 사이버, 전자전 등의 영역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 신속한 대응을 위해 새로운 사령부가 필요하다는 요청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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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일본 육상 자위대 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동아시아 지역 내 안정에 기여할 것"
통합작전사령부가 미군 및 우방국 군대의 사령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지역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평가했다.
특히 미군과는 유사시 행동 및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된다. 자위대의 주된 협력 대상은 하와이에 있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다.
현재 일본 내 주둔 미군사령부는 부대를 지휘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접 하와이 본부와 연락을 주고받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군 역시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지휘 통제 체계를 개편해 일본 주둔 미군사령부를 '통합군사령부'로 재편하고 작전 지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현 행정부가 이 방침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우방국 중에서는 '준동맹국'으로 분류되는 호주군과 주로 협력하게 된다. 일본·미국·호주는 태평양에서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일·호주 정부는 지난해 외교·국방장관 회의(2+2 회의)에서 호주 통합작전본부와 연락관을 상호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2024년 11월 호주로 연락관을 파견했으며, 통합작전사령부 발족 이후에는 호주 측도 일본으로 연락관을 보낼 예정이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