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불법 콘텐츠와 가짜 뉴스 확산 방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10억 달러(약 1조4400억원)가 넘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벌금이 확정되고 실제 부과될 경우 미국과 EU간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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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가 모든 것에 대해 옳았다"고 써진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3.28 mj72284@newspim.com |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EU 관계자 4명을 인용해 "EU 규제당국의 최종 결정은 오는 여름쯤 발표될 예정"이라며 "벌금이 부과되면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에 따른 첫 처벌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DSA는 엑스 등 글로벌 IT 기업에 유해 콘텐츠 검열 의무를 규정한 법으로 2023년 8월 25일 발효됐다. 빅테크 기업들의 반경쟁 행위를 규제하기 위헤 제정된 디지털시장법(DMA)과 함께 EU가 미국 IT 기업들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U 규제당국은 엑스 측이 허위·불법 콘텐츠의 확산을 측정할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돈을 내면 가입자의 신뢰도 검증 표시를 해주는 정책이 DSA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EU 당국은 다른 업체들의 DSA 위반을 막기 위해 엑스를 시범 케이스로 삼으려 하고 있다"면서 "벌금이 1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엑스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EU의 조치가 전례 없는 정치적 검열 행위이자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업을 지키고 유럽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측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와는 전혀 상관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엑스에 대한 DSA 위반 조사는 지난 2023년 12월에 시작됐고, 법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는 예비 판결은 작년 7월 내려졌다는 것이다.
벌금 규모와 관련해서 DSA는 해당 기업 글로벌 매출의 최대 6%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U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이끄는 비상장 업체들의 매출까지 합산해서 계산할 수 조항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외에도 엑스가 사용자 생성 콘텐츠에 대해 방관적 접근 방식을 취해 불법적인 증오 표현과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EU는 엑스 이외에 애플·메타 등 다른 미국 테크 기업을 상대로도 DSA나 DMA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