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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파과' 이혜영 "조각과 투우 묘한 관계성, 김성철의 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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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이혜영이 영화 '파과'에서 유일무이한 능력의 킬러로서 늙어가는 고독함과 쓸쓸함을 표현했다.

이혜영은 영화 '파과'의 30일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통해 아주 특별한 작품의 주연을 맡은 소감을 말했다. 최근 "젊은 친구들이 시나리오가 없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아프다"며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배우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렇게 오래하고도 이런 기회를 또 잡다니. 그러나 이런 정도의 작품을 늘 만나지는 않았었어요. 아주 특별하죠. 사실 민 감독님이 한다고 소설을 먼저 보라고 주셨을 때 그제서야 파과를 만났어요. 이걸 할 수 있을까. 내가 이 정도 할머니는 아닌데. 그럼에도 매력을 느꼈고, 이름이 일단 멋있었고 수수께끼 같은 힘이 있었어요. 그 힘이 부러웠고 능력 있는 할머니잖아요. 또 머릿속으로 잘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흔한 액션 영화에서 보는 거친 말투도 아니고, 액션 영화에서 저런 대사를? 그러면서도 편하게 배우를 할지 한번 도전을 해 볼지 해서 도전을 선택한 거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파과'에 출연한 배우 이혜영. [사진=NEW, 수필름] 2025.04.28 jyyang@newspim.com

'파과'에서 이혜영은 '벌레를 잡듯' 해로운 인간들을 방역하는 킬러다. 전설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사건을 맡아온 킬러 조각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전혀 겪어보지 않은 늙어간다는 것을 느끼고 그 과정의 회한과 선택, 결과를 다룬 작품이다. 배우로서 처음 도전하는 격한 액션에 촬영 첫날부터 이혜영은 부상을 입었다고 털어놨다.

"하필이면 액션 찍는 첫날 부상을 입었어요. 이태원 클럽에서 몸싸움 하는 신에 싱크에 갈비뼈를 부딪혔어요. 촬영이 며칠 안에 거기서 다 끝내줘야 해서 그냥 강행을 했는데 쉬지 못하고 계속 촬영을 이어갔기 때문에 뼈가 3개가 나갔어요. 촬영 끝날 때까지 회복이 안 됐죠. 계속 부상 입은 상태로 촬영을 한 거예요. 정말 몸바쳐서 하는데 늙었지, 다쳐도 회복 더디지, 이러다 배우 못하는 거 아니야 하는 그런 공포까지 오는데. 영화가 만약 안 좋다는 평까지 나오게 되면 나는 뭐지 정말 그러니까 나는 이건 목숨 걸고 하는 거다라는 생각을 했죠."

자연스럽게 영화 촬영장에서 부딪히게 되는 감정도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이혜영은 "영화 일지를 매일 썼다"면서 민규동 감독과 촬영기를 떠올렸다. 이런 저런 통제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나중엔 감독의 큰 그림을 이해했다고.

"매일 다쳤고 매일 감독님이 마음대로 못하게 꽁꽁 묶어놓고 연기 거기서 그렇게 하지 말고 두 발자국만 가라. 조금만 돌아봐라. 지금 너무 귀엽다. 왜 이렇게 친절하냐 뭐 쿨해야 된다. 뭐 감정 빼라 이런 것만 썼어요. 그러면서도 마음 한 편에 영화 개봉했을 때 이 불신이 제발 감독님한테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기도가 있었죠. 일종의 엄살과 불신이 깊으면서도 속으로는 그 반대를 기대하는, 이율배반적인 심리가 있었달까요. 실제로 영화 베를린에서 봤을 때 감독님한테 미안했고 다 계획이 있으셨구나.(웃음)"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파과'에 출연한 배우 이혜영. [사진=NEW, 수필름] 2025.04.28 jyyang@newspim.com

그럼에도 이혜영은 이 영화가 마음에 든다기보다, 좋게 봐주는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털어놨다. 소설 속 조각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찍었던 모든 장면들이 쓰인 건 아니었기에 배우로서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은근히 "디렉터스 컷이 나온다면 조각의 외로움과 고독을 깊이 느끼실 것"이라며 기대했다.

"저는 잘 알잖아요. 조각의 외로움, 그 고독, 흔들림을 담은 장면들이 재편집 때 다 사라졌어요. 다 넣는다면 아마 우리가 3시간짜리 영화를 봐야 할지도 몰라요. 현실적인 여건 속에 아쉬움이 오히려 많이 남죠. 저 장면은 내가 봐도 너무 멋있다는 건 없어요. 다만 너무 많은 분들이 칭찬 일색의, 애정을 갖고 이혜영이 뭔가 한 방 보여주기를 진정으로 바랐던 사람들은 진짜 환호를 지르고요. 이번에 그래도 뭘 보여준 것 같아 하는 평가들 덕분에 위로를 받죠."

신체적으로는 부상과 고생의 연속이었고, 배우로서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연기의 벽이 있었다. 마지막 신에서 털썩 주저앉았다는 이혜영의 성취감과 허무함도 남달랐을 법했다. 그는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쓸모'라는 단어, 쓸모없다는 말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오로지 조각을 최선을 다해서 무사히 끝내야 된다라는 생각에 달려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촬영이 끝이에요. 이거 끝나면 나 어디로 가야 되지 할 정도로 깜깜했어요. 끝나지 마 나한테 보상을 하고 떠나야지 너는. 민규동 감독님과 제 스타일이 정말 달랐고, 크게 깨달았죠. 감독님도 나중엔 알고 '정해놓은 프레임에서 선배님이 발휘하지 못하고 인형처럼 하는 건 원하지 않으니까 그 안에서 찾으시고 나도 이제 알았으니까 그걸 맞춰 나가겠다'고. 저도 한 수 배운 거죠. 나도 내 스타일대로만 하고 통제가 안되면 다른 젊은 감독들이 어려워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 쓸모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훈련이 됐다. 배우로서 살아남는 게 이런 거다는 생각도 들었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파과'에 출연한 배우 이혜영. [사진=NEW, 수필름] 2025.04.28 jyyang@newspim.com

이혜영은 이번 작품에서 민규동 감독 다음으로 가장 인상적인 상대였던 배우 김성철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속 백발이 성성한 노인 여성과 젊은 남성 사이의 성적 긴장감마저 그려내는 둘 사이의 케미가 '파과'의 분위기를 묘하게 살려냈다는 평가가 따랐다. 오랜만에 상대역이 있어 기뻤다는 그는 배우로 여러 번 호흡을 맞췄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인연도 살짝 소개했다. 

"어떻게 이런 배우를 만나서 조각이 어떤 면에서 섹스어필하다는 말까지 들었는지 그건 솔직히 김성철의 힘이에요. 한 살만 나이 더 먹어도 이런 매력이 안 나올 거예요. 아직 어리고 저돌적이면서 청순함이 있어요. 그 나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힘이죠. 그게 우리의 관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다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이번 영화에서 발휘해줘서 고맙고 맨날 상대역이 없었는데 제가 호강을 했고요. 저는 첫 남자 상대 배우가 유인촌 선배였어요. 고3 때 교복을 입고 오디션 보러 갔는데 윤복희 언더스터디로 뽑혔어요. 첫 작품이 '사운드 오브 뮤직'이고 그때 폰 트라프를 유인촌 선배가 했어요. 그 이후에도 드라마에서도 한 두세 번 만났고 연극에서도 연산할 때 내가 녹수 역할을 했고 어쨌든 제일 많이 한 남자 파트너죠."

부모님 대부터 인연을 이어온 홍상수 감독과 네 작품이나 함께 하며 영향을 주고받고, 중년의 로맨스를 제안한 최민식에게도 화답하며 이혜영은 동료들에게 깊게 의지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민규동 감독 외에 또 어떤 감독과 만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민식씨가 절 좋아해요.(웃음) 카지노에선 악역으로 만나서 별로 안좋았지만요. 왜 이 남자한테 압도당하는 거지 했어요. 굉장히 힘이 있는 배우인가봐요. 홍 감독님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제가 감독님들에게 영향을 주죠. 감독님 영화 스타일이 한 몇 번 바뀌었거든요. 저를 만나고서 4기를 맞았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전의 사람들과 다른 사람이었고 그때부터 감독님이 카메라를 직접 들었어요. 뭔가 다른 에너지가 나왔고 누구보다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감독님을 제가 잘 이해하고 있거든요. 전옥숙 여사 아들이고 저는 이만희 딸이잖아요. 감독님과 작업은 잊을 수 없는 여러 편 했지만 '당신 얼굴 앞에서'만큼 충만했던 건 없었어요. 민규동 감독님도 무척이나 절제시키는 스타일이지만, 내가 어떤 감독을 만나서 어떤 그릇에 들어가면 어떻게 변화되는지 궁금해요. 어디서든 통제가 안 돼서 막 이렇게 혼자 하는 거 말고 앞으로 통제 당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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