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의 대미투자 1조달러로 증액 추진
사우디, 첨단 AI칩과 핵 프로그램 지원 원해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중동 순방길에 오른다. 오는 13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UAE)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해 잠시 이탈리아를 방문했던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공식 해외 순방이라 해도 무방하다.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번 방문 기간 논의될 주요 의제로는 ▲이스라엘-가자 전쟁 휴전 협상, ▲석유 에너지 분야 협력 ▲무역·투자 협정 ▲미국산 첨단반도체 수출 허가 ▲핵 프로그램 지원 등이 거론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안보 문제보다는 경제 및 투자 협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오일머니와 결속 강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라는 이야기다.
마침 트럼프의 중동 순방과 때를 맞춰 월가와 실리콘 밸리의 거물급 인사들도 13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 대거 참석한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를 포함해 시티그룹과 IBM, 퀄컴, 알파벳, 투자기업 프랭클린 템플턴 등의 CEO, 그리고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인공지능(AI)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가 해당 포럼에 함께 할 예정이다.
CNBC는 AI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사우디와 UAE는 이번 트럼프 순방 동안 미국의 첨단반도체 수출 통제 해제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부다비 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니카 말릭은 걸프만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10% 관세가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말릭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투자협정 발표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UAE의 경우 이미 AI와 에너지, 알루미늄 분야에서 대미 투자를 발표했는데, 미국 기업들의 (UAE 에 대한) 투자 증대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우디는 트럼프 행정부에 민간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승인과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 대한 핵 프로그램 지원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조건부로 검토돼 왔지만 트럼프의 이번 방문 중에 그같은 조건과 상관없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우디와 미국의 대규모 경제 협정 체결도 논의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가 이미 발표한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1조 달러로 확대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사우디에 1000억 달러 상당의 무기 수출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사우디 제다와 리야드에서는 두 개의 트럼프 타워 건설도 추진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등 걸프만의 아랍국가들과 오랫동안 우호관계를 맺어왔다. 트럼프의 자녀들도 현지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부동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브로맨스는 트럼프 1기 때부터 돈독했는데, 지난 2021년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해 물러났을 때도 사우디는 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제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회사에 2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 중에 페르시아만(Persian Gulf)의 지명 표기를 걸프국들의 바람대로 아라비아만(Arabian Gulf)으로 변경할지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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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8일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도중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회담하고 있다.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2 kongsikpark@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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