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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보소'...대전 중구, 뜬금없는 제안에 지역정계 난리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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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관련 이례적 발표...시 사업과 2/3 겹쳐 비난 자초
일각선 '김제선 청장 띄우기' 의구심...사실상 존재감 보이기

[대전=뉴스핌] 오영균 김수진 기자 = '대선 공약 위한 내용'인가, '김제선 셀프 띄우기'인가.

대전 중구가 시와 협의없이 단독으로 대선 공약 과제를 제안해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대전시와 갈등을 보이는 중구가 갑작스럽게 단독 발표에 나서 되레 논란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전시와 선을 그은 김제선 중구청장이 돌연 독자적으로 나서는 행보에 일각에서는 정치적 속내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 중구청 전경. 2025.05.16 nn0416@newspim.com

대전 중구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선 공약반영을 위한 지역발전 과제'라며 지속가능, 균형발전, 자치분권 3대 분야 12개 과제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대전선 폐선, 충남대병원 암 전문병원 건립, 도심융합특구 공공기관 이전·원도심 문화관광특구 지정, 한국가스공사 중촌관리소 이전 후 신기술 융복합 실증단지 유치, 지역화폐 국비 지원, 주민자치회 전면 도입, 보통교부세 자치구 직접 지원 등이다.

중구는 이들 과제를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대전시당 등 주요 정당 대선 후보캠프에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자치구가 대선공약 과제를 직접 각 정당에 제안하는 것이 이례적이라 단순히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동구가 북항 야구장 건설 등 7개 사업을 공약과제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자치구 단독 추진은 보기 어렵다.

물론 공약 제시에 대해 관련 조례나 규정이 별도로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국가적 대형 사업이 많아 일반적으로 광역시·도가 지역별 현안과 주도적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제시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따라서 대전시는 중구의 단독 발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중구는 공약화 제시 발표 직전에 공문을 통해 해당 사실을 일방적으로 알린 것으로 전해져 심각성을 더한다.

대전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구가 발표한 공약을 살펴보면 2/3 가량이 시 추진 사업과 겹친다"며 "중구에 필요로 하는 사업이었다면 진즉에 협의해 대전시 공약 과제로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어떠한 의견없이 갑작스레 단독으로 발표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청장의 이번 대선 공약 단독 제시는 사실상 본인을 알리기 위한 '셀프 띄우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구가 공약 제시 보도자료를 낸 날은 공교롭게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전을 방문한 날이었다. 따라서 중앙당과 이재명 후보에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타이밍을 맞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 차담회를 진행하는 김제선 중구청장 모습. 2025.04.10 nn0416@newspim.com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제선 중구청장이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끄는 민선8기와 사사건건 대립해온 만큼 대선 공약 과제 제시에서 단독 행보에 나선 모습을 보이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구 공약 과제 발표 시기가 실제 공약으로 반영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여야 캠프에선 지역별 공약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설득력을 얻는다.

이재명 대선 캠프 한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지역별 시당을 통해 지역 공약은 얼추 수합해 놓은 상태로 안다"며 "공약 추가는 사실상 지역의 정치력에 따르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중구 공약 발표가 '정치적 이벤트'임을 알렸다.

낮은 재정자립도를 고려하지 않은 과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KOSIS 국가통계포털 2024년 5월 기준, 대전 중구 재정자립도는 12.6%로, 대전 5개 자치구 중 동구(10.2%)에 이어 뒤에서 두번째다. 전국 자치구 평균 재정자립도(28.1%) 보다 2배 넘게 낮은 수치다.

하지만 중구가 제시한 공약에는 수천 억원 규모 사업들이 즐비하다. 충남대 암 전문병원·입자치료센터 유치 사업은 1조 1834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재정적 여유가 없는 중구가 '단독'으로 제시하기엔 버거운 과제들이다.

김 청장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렇기에 단순히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지역 정치인은 "재보궐로 당선돼 이렇다할 자신만의 공약을 추진하기 어려운 김 청장 입장에서 대선 공약 제시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큰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와 중구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역이 분열된 모습을 정치권에 보인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소속 광역시를 제치고 단독으로 자치구가 과제를 발표한 것은 대선 후보들이 봤을 때도 골치아픈 지역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지역 정치인은 "대한민국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하는 대선 후보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지역에 사업·정책을 약속하는 건 부담될 것"이라며 "중구청장 본인 띄우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힐난했다. 

gyun5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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