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트럼프 교란에 '달러 울상' 패턴으로 전환, 약달러 베팅 봇물

기사입력 : 2025년05월21일 16:32

최종수정 : 2025년05월21일 16:44

1년 만기 리스크 리버설 14년래 최저
G7 이후 달러 추가 하락 예고
도이체 '찡그린 달러' 무슨 얘기?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글로벌 외환시장의 옵션 트레이더들이 약달러 베팅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미국과 중국의 90일간 관세 전쟁 휴전 소식에 주춤했던 달러 매도가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하원 예산위원회의 감세안 통과 이후 재정 적자를 둘러싼 구조적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다는 해석이다.

이와 별도로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달러화 비중 축소 포지션이 19년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탈 달러'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 약달러 베팅 2011년 이후 최대 =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에 대한 1년 만기 리스크 리버설이 마이너스 27bp(1bp=0.01%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1년 이후 최저치다.

리스크 리버설은 옵션 시장에서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과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간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마이너스 값은 풋옵션이 콜옵션보다 비싸다는 의미로, 이번 수치는 외환 트레이더들 사이에 달러 하락 베팅이 2011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년 만기 달러 리스크 리버설 [자료=블룸버그]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한풀 꺾이면서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가 일정 부분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5년 초 이후 6% 이상 떨어진 상태다.

찰스 슈왑의 캐티 존스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은 일시적인 호재였을 뿐 구조적인 달러 약세 요인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달러화 하락 베팅이 재점화된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감세안 통과 가능성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감세안이 의회의 벽을 넘고 강행되면 재정 적자가 크게 불어나는 한편 국채 발행 규모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으로 인해 36조달러를 넘어선 미국 부채가 앞으로 10년 사이 3조~5조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보고서에서 "워싱턴이 재정 악화에 대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옵션 트레이더들 사이에 부정적인 움직임은 파생상품 시장 전반에 걸친 투기적 베팅과 맥을 같이 한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5월13일(현지시각) 기준 달러화 하락을 겨냥한 파생상품 포지션이 165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최대 규모다. 연초 이른바 '트럼프 효과'에 대한 기대로 310억달러 규모의 매수 포지션을 기록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셈이다.

◆ IB들 "달러 반등 힘들어" 왜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달러화 '비중 축소' 포지션이 19년래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5월 서베이의 75% 가량이 스위스에서 미국과 중국 고위급 회동이 이뤄지기 전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큰손들의 달러화 '엑소더스'가 주는 무게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도 흐리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이번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 회의 이후 달러화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주요국 재무장관들이 환율 정책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고,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평가절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그룹은 "미국이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주요국들에 통화 평가절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과 중국 뿐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국가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고, 미-일 무역 협상의 물 밑에서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지난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처럼 전면적인 환율 협정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통화 가치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씨티그룹은 예상한다.

미국 정책자들이 고율의 관세 효과를 뒤집을 수 있는 강달러 정책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모간 스탠리도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12개월에 걸쳐 달러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예고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와 G10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채 수익률 등 달러화에 상승 탄력을 제공했던 재료들이 힘을 다했다는 판단이다.

◆ 트럼프 교란에 '달러 스마일'에서 '달러 프라운' =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이른바 '달러 스마일(dollar smile)'에서 '달러 프라운(dollar frown)' 패턴으로 전환을 초래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달러화 움직임이 '달러 재정 프라운'과 들어 맞는다"며"미국이 재정 위기에 빠지든 경기 침체에 빠지든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이체방크의 '달러 프라운' 패턴 [자료=블룸버그]

달러 스마일 이론은 스티븐 젠이 약 20년 전 제시한 것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면서 달러화가 오르고,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보다 강하게 성장할 때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본이 유입되면서 달러화 상승을 부추긴다는 내용이 골자다.

미소를 짓는 양쪽 입고리 사이에 곡선의 하단은 글로벌 경제가 안정적이고 미국 경제 펀드멘털이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을 때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번에 도이체방크가 제시한 달러 프라운(frown, 찡그림) 이론은 미국 재정 정책이 지나치게 느슨해 재정적자가 급증할 때 달러화와 미 국채가 떨어지고, 재정 긴축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에도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대폭 인하해 달러화 하락을 초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래로 향하는 양쪽 입고리 사이에 곡선의 정상은 균형 잡힌 재정 정책으로 연착륙이 가능해질 때 달러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을 제시한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나타난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화 하락이 지속되면 미국이 늘어나는 재정 적자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금융시장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주장한다.

올해 무역 전쟁 이전까지 시장은 달러화가 강력한 성장기나 심각한 하락기에 강세를 보이는 '달러 스마일' 패턴을 보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면전이 교란을 일으켰다고 은행은 설명한다.

관세 정책이 지구촌 경제의 성장 전망에 부담을 가하는 한편 달러화의 안전자산 매력을 떨어뜨리고, 미국의 예외주의 역시 약화시켰다는 얘기다.

 

shhw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