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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① "현장에 답 있다"…네이버 출신 하정우, AI 국가 전략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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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주권' 앞세운 정책 대전환 신호탄
민간 기술 전문가의 정책 전면 등장
선언 아닌 성과…대한민국 AI 전략 시험대

이재명 정부가 민간 기업 네이버 출신 인사를 초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하며, '소버린 AI(Sovereign AI)'를 국가 전략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과 연구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온 하정우 수석의 발탁은, 현장 전문성을 반영한 정책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재명 정부는 AI 분야에 1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지만, 국산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과 실제 수요 간의 괴리는 여전하다. 이미 글로벌 생태계가 선점한 상황에서, 뒤늦은 국산화 시도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이에 뉴스핌은 정부의 AI 전략과 산업 현실, 'AI 주권' 담론의 실체와 성공 요건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모두의 AI'를 국가 전략으로 내세운 가운데,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임명됐다. 민간 AI 전문가가 청와대 정책 수장으로 직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100조 원 규모의 투자 로드맵 설계는 물론 기술·인프라·윤리 등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중책을 맡게 됐다. 선언에 머물렀던 대한민국 AI 전략이 이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소버린 AI] 글싣는 순서

1. "현장에 답 있다"…네이버 출신 하정우, AI 국가 전략 총괄
2. 李 공약 '100조 투자' 어떻게…재원 마련 난항
3. '삼국삼색' 중국-일본-유럽의 AI 주권 전략은
4. 국산 AI 누가 쓰나…네카오-대기업의 AI 전략은
5. 한국의 'AI 주권'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하정우 수석은 삼성SDS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2015년 네이버랩스에 합류했다. 이후 클로바 AI리서치 리더, 네이버 AI랩 소장,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 네이버 CEO 직속 퓨처 AI 센터장을 거치며 네이버 내 핵심 AI 연구 조직을 이끌어왔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 개발과 상용화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AI 윤리, 안전, 인프라 전략 등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다. AI 관련 국제 학회 발표 이력도 다수에 이르며, 민관 학술 교류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드물게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공공AI 태스크포스, 과실연 공동대표 등을 겸임하며 정부 정책 자문 및 설계에 참여한 점도 주목된다. 실무형 리더십과 정책 통찰을 겸비한 민간 인재가 대통령실 수석으로 발탁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정부 및 ICT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관료 및 학계 중심 정책 구조에서 탈피해 민간 기술 전문가의 시각을 정책 전면에 반영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소버린 AI를 주창하고 이를 이끌어온 인사로서, 네이버에서의 현장 경험이 국가 AI 정책으로 구현될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 기술 국산화 넘어 생태계 주권 강조…하정우의 '소버린 AI'

하정우 수석이 강조해온 '소버린 AI'는 기술 국산화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 인프라, 인재, 윤리, 규제 등 전반적인 생태계의 국가 주권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글로벌 기술 추격이 아니라, 국가 수요에 최적화된 AI 인프라를 구축해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 수석은 정부가 GPU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이 같은 구상을 "정부는 육수를 제공하고, 민간은 음식을 만든다"는 비유로 설명하며, 공공 인프라와 민간 주도 혁신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철학은 이재명 정부의 오픈소스 전략, 산업별 특화 LLM 개발, 중소기업 대상 바우처 기반 지원 정책, AI의 산업 현장 적용 확대 등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 수석은 네이버에서 국내 최초로 '사람을 위한 AI', '다양성 존중', '합리적 설명과 안전' 등 핵심 원칙을 담은 AI 윤리 준칙을 수립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현장에 적용하는 실무 프로세스와 자문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가 AI안전연구소 설립과 더불어, 미국·영국·일본 등 10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AI안전연구소 네트워크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국제 공동연구와 AI 안전 가이드라인 마련에 기여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본법'에도 그의 철학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 산업계는 환영, 시민사회는 '이해충돌' 우려

AI 업계는 대체로 하 수석의 임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GPU 자원 배분, 공공 데이터 접근성 확대 등에서 현장 이해도가 높은 인사의 등장이 기대를 모은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술과 정책 양쪽을 아우르는 인물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며 "공무원이 아닌 현장 전문가가 정책을 맡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국내 주요 ICT 기업들도 산업 특화형 국산 AI 전략을 중심으로 정책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LG, KT, SK텔레콤 등은 개방형 모델, B2B 솔루션, 산업 연계 프로젝트 등에서 협력을 모색 중이다.

반면,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특정 기업 출신 인사의 정책 참여가 이해충돌 가능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하 수석은 임명 직전까지 네이버에서 활동하며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해온 인사"라며 "공정성과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사회의 참여 보장, 안전과 민주주의 등 AI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영향에 대한 고려가 정책 수립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 100조 투자 로드맵 시험대…정책 성과가 관건

하정우 수석의 최대 과제는 100조 원 규모 AI 투자 공약을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일이다. 정부는 ▲AI 인재 10만 명 양성 ▲GPU 5만 개 확보 ▲AI 기본법 하위법령 조기 마련 ▲AI 윤리 기준 마련 ▲지방 AI 거점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국가AI위원회 조직 개편, 관계 부처 정책 연계, 민간 및 해외 협력망 강화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AI를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간주하고, 컴퓨팅 자원 분산, 데이터·알고리즘의 공공 개방 등 디지털 공공자산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하 수석이 제안해온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 24' 현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 중이다. [사진=네이버]

제조업, 금융, 의료 등 현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GPU 접근성, 산업별 특화 데이터셋 구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국내 한 ICT 기업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AI 전문가가 신설되는 AI미래기획수석으로 대통령실에 합류하면서 국가AI컴퓨팅센터, GPU 확보 및 AI 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 등 정부 주도의 AI 활성화 사업 및 정책을 추진하는 데 업계의 의견이 더욱 잘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AI 인프라를 활용해 sLLM(경량화 대규모 언어모델)부터 한국형 LLM을 발전시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전 과정에서 민관이 협력해 한국 AI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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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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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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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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