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시기 숨은 주역 '흥양수군' 알려
[고흥=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고흥군은 전날 군청 우주홀에서 임진왜란 시기 흥양수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공영민 군수와 향토 학자, 문중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흥양수군, 새롭게 알리다'를 주제로 지난해 실시한 난중일기 속 고흥인물 조사 용역 결과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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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흥양수군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 개최. [사진=고흥군] 2025.06.20 ej7648@newspim.com |
이상훈 전 육군박물관 부관장이 기조 강연을 맡아 이순신의 기록인 난중일기의 성격과 가치, 연구 성과를 군민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특히 전투의 사실적 묘사를 통해 이순신 장군의 집념과 집중력을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 이수경 지역유산연구원장은 '난중일기'와 '임진장초'에 기록된 임진왜란 당시 고흥 출신 인물과 고흥에서 활동한 인물을 구분해 구체적인 활동 내역을 분석했다. 기존 고흥군 자료와 대조해 최종 결과를 제시했다.
임진왜란 발발 당시 이순신의 지휘 아래 전라좌수영에서 출전한 판옥선은 총 24척이며, 이 중 흥양에서 출전한 1관 4포의 판옥선은 11척으로 전라좌수영의 절반에 달했다.
한산대첩에서는 전라좌수영 전사자 19명 중 13명, 중상자 115명 중 59명이 흥양수군이었다. 흥양수군이 한산대첩의 주역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음을 짚었다.
이수경 원장은 정걸과 정연, 송대립, 송희립, 송덕일, 신여량 등 흥양수군 인물의 행적을 검토하고 흥양수군에 대한 활용 방안도 제시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에서 송호철 국사편찬위원회 고흥 사료조사 위원은 임진왜란 전후 흥양(고흥) 향리의 전쟁 수행과 활동을 다뤘다.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향리의 군량 생산, 수송, 무기 생산과 공급, 모군 활동을 처음으로 상세히 소개했다. 송 위원은 흥양 향리가 군현 업무와 전쟁 지원을 무리 없이 수행했고, 군공을 인정받아 면향, 관직 수여, 공신 책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주제 발표에서 김상현 국사편찬위원회 통영 사료조사 위원은 통영 세병관 좌목을 통해 임진왜란 후 통제영 군관을 분석했다. 흥양 출신 20명을 지역에서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이순신과 수군, 권율과 육군, 박광전 등 의병 활동에 참여한 군관으로 구분됐다. 노량해전 전사자로 알려진 송정립과 노윤발 등이 생존자로서 삼도수군통제영 군관 명단에 포함된 사실도 확인했다. 임진왜란 당시 활약했던 군관들의 2세가 전쟁 후에도 삼도수군통제영 군관으로 활약한 점을 강조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김희태 전라남도 문화유산위원이 좌장을 맡았고, 송시종 고흥문화원장, 나상필 한국학호남진흥원 연구위원, 김용재 통영 충렬사 위원이 지정 토론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공영민 군수는 "군민들이 우리 고흥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후대에 정확한 역사 인식을 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난중일기 속 고흥인물 조사 용역과 흥양수군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를 바탕으로, 흥양수군학교를 설립해 군민들을 대상으로 지역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