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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갈 듯 말 듯" 삼성물산 '몸 사리기'에 조합은 대혼란…매몰비용 최소화

기사입력 : 2025년06월25일 06:20

최종수정 : 2025년06월25일 06:20

삼성물산, 상반기 네 곳 사업장 입찰 포기
입찰 앞둔 사업장도 실제 참여 여부에 '긴장'
출혈 경쟁 피하려는 불가피한 전략이지만
속도 핵심인 재건축·재개발 조합 입장에선 우려 일기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노른자위 정비사업장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시공사 입찰 계획을 막판 잇달아 철회하면서 조합원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겠다는 계획으로 읽히지만, 정비사업 시장에 혼란이 일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처사라는 목소리도 높다.

2025년 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 사업지.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막판 '미참여' 결정에 조합 '진땀'…"사업 방해다" 비판 일기도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고는 5조213억원으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올 초부터 서울 주요 사업지에 대한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보인 영향이다. 1월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을 시작으로 성북구 장위8구역 재개발(1조1945억원),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등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에서 연달아 시공권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다가 포기한 사업지도 적지 않다. 2월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권 수주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조합에 입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최적의 입찰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오랜 시간 검토했지만, 경쟁사인 GS건설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지 않아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부터 이 단지 인근 버스정류장에 자사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광고를 게재하는 등 소유주에 입찰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합 또 삼성물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책임준공확약 완화와 공사비 인상 요건 등을 조정했으나, 삼성물산이 실제 입찰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조합원 사이 잡음이 일기도 했다. 

3월에는 현대건설과의 경쟁이 예상됐던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으나, 1차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조합 사무실에 내방하고 단지 내 재건축을 독려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참여 의사를 드러냈지만 최종 불참을 선택한 것. 현대건설과의 경쟁입찰을 노렸던 조합원 사이 아쉬움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 조합장 A씨는 조합원에게 단체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삼성물산이 입찰 절차에 참여하지 않아 시공사 선정 일정이 밀렸다"며 "다른 사업장에서도 이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을 통해 "조합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허위 정보를 안내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방배신삼호 재건축 시공권 경쟁에도 참여를 저울질했으나 종국에는 포기했다. 당초 1차 입찰 당시 마감일까지 일정이 촉박해 입찰 준비를 하지 못했다며 2차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했으나, 2차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 이 단지 조합은 두 번의 입찰에 단독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을 앞뒀으나, 아직까지도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삼성물산의 참여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시 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연이은 시공권 입찰 고사가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에 힘을 쏟기 위한 체력 비축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에도 입찰 불참 의사를 드러내며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조합원 사이에선 의문이 피어오르는 실정이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며 꾸준히 수주 의사를 강조해 온 현대건설에 맞서 조합원 전용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운영한 바 있다. 글로벌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Foster+Partners)와 손잡으며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삼성물산은 조합의 입찰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미참여 사유로 들었다. 조합이 세운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모든 금리 CD+가산금리 형태로만 제시 ▲이주비 LTV 100% 이상 제안 불가 ▲추가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등의 입찰 지침을 준수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다. 조합원들은 갑작스러운 삼성물산의 불참 선언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한 조합원은 "당연히 경쟁입찰이 성사될 줄 알았는데 단독입찰이 되니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의 입찰 조건에 이례적인 대안설계와 금융조건 제한이 포함돼 있어 지금까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 성수·여의도엔 확실히 베팅할까… 업계 "확신 못 해"

현재 삼성물산이 확실히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재건축 사업지는 강남구 개포우성7차다. 개포의 마지막 '알짜' 단지로 최근 조합원에 개포지구 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과 777가구의 열린 조망이 보장되는 설계를 약속했다. 경쟁사는 대우건설이다. 

입찰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와 여의도 대교다. 성수1지구의 경우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이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공사비 약 2조원, 3014가구의 대규모 사업장으로 8월 입찰 공고를 낼 방침이다.

다음달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낼 예정인 여의도 대교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자문·정비계획 동시 진행 사업) 1호 사업장으로 재건축 시 최고 49층, 912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현재 삼성물산은 아파트 외벽에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며 조합원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들 단지 소유주들은 삼성물산 참여 의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하고 있다.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원 A씨는 "삼성물산은 끝까지 조건을 따져보고 막바지에 진짜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이미지라 수주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와도 이를 100% 신뢰하는 조합원이 많지 않다"고 했다.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 B씨는 "최근 삼성물산이 막바지에 발을 뺀 일이 많았다 보니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선 결국엔 참여를 안 할 수 있다는 말이 많이 돈다"며 "경쟁사인 롯데건설과 수의계약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삼성물산의 이 같은 행보가 입찰 경쟁을 통한 매몰비용 발생을 최대한 피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합 입장에선 여러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유리한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경쟁입찰을 선호하기 마련이지만,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원가율까지 높아진 건설사 측의 '옥석 가리기'는 불가피해서다.

차별적인 대안설계나 고품질의 홍보관 등 입찰 단계에서부터 비교적 큰 규모의 자본 투입을 요구하는 강남 사업장일수록 출혈 경쟁에서 패배할 경우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가 크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발생한다는 건 수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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