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시장 피로감 속 비트코인 박스권 이탈
XRP, 공동창업자 매도 정황에 14% 급락
캐시우드 아크인베스트, 코인베이스 등 대거 차익 실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25일 급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주요 코인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며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BTC)은 이날 2.5% 이상 하락해 11만5,170달러를 기록, 지난 7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최근 11만6,000~12만달러 사이에서 이어지던 박스권 흐름이 하단을 이탈하면서, 5월 고점이자 지지선인 11만1,956달러까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7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87% 내린 11만6192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솔라나는 179달러로 2.7% 하락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과 XRP는 낙폭을 줄이고 반등 중이다.
시장 전반의 약세는 기술적 신호와 맞물려 나타났으며, 미국 증시에서도 피로감이 감지됐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 4만5,000선 저항에 부딪혀 0.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1월 고점 근방으로 이 부근에서 하락 반전이 발생할 경우, 암호화폐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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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5.19 mj72284@newspim.com |
◆ XRP, 공동창업자 매도 정황에 14% 급락
XRP는 최근 일주일 새 14% 이상 하락했다. 블록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에 따르면, XRP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센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지난 17일부터 24일 사이 총 5,000만 XRP(약 1억7500만달러, 2419억원 상당)가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약 1억4,000만달러(약 1936억원)어치는 중앙화 거래소로 보내졌으며, 이는 대규모 매도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XRP는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3.64달러를 찍은 뒤 현재는 3.08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며 목요일 하루에만 1억500만달러(약 1452억원) 상당의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전체 시장 청산액 7억3,500만달러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XRP는 3.06~3.10달러 구간에서 지지를 받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6달러를 향한 중기 목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캐시우드 아크인베스트, 코인베이스 등 대거 차익 실현
기관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움직임도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는 24일 하루 동안 코인베이스(COIN) 주식 1,200만달러어치를 매도했으며, 로빈후드(약 110만 달러)와 블록(약 1,000만 달러 상당), 자사 비트코인 ETF(ARKB, 약 110만 달러)도 매도했다.
대신 아크는 지난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후원하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에 1억1,600만달러를 신규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중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의 박스권 이탈과 XRP의 고래 매도 여파로 급락세를 맞았으나, 주요 지지선은 아직까지 방어 중이다. 기술적 반등 시도와 함께 기관의 자산 재배분 흐름, ETF 제도 변화 등이 중기 추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