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이상훈·김태원 정상흠·인현배 이후 최초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BO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가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미 올 시즌 세 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한 LG가 이번 26일 경기에서 네 번째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좌완 선발 손주영이다. 손주영은 이날 창원에서 열리는 NC와 원정 경기 선발로 예고됐다. 올 시즌 송승기와 함께 LG의 좌완 선발 역할을 맡으며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온 그는 지난달 30일 kt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9승째를 거두며 개인 통산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한 달 가까이 발걸음을 멈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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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LG의 선발 투수 손주영이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펼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 = LG]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8월 들어 손주영은 세 차례 선발로 나섰다. 5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2실점, 10일 한화전에서는 6이닝 2실점(1자책), 20일 롯데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적은 실점과 함께 자신의 몫을 다하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달성했다.
하지만 뜨거운 LG 타선이 손주영이 선발로 등판할 때만 터지지 않으면서 아쉽게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LG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안 손주영 혼자 9승에 묶인 셈이다. 그 사이 임찬규가 11승 고지를 밟았고,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와 신예 송승기도 나란히 10승을 채웠다.
이제 손주영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NC를 상대로 개인 통산 첫 두 자릿수 승리에 재도전한다. 그는 올 시즌 NC와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 11이닝 8실점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다. 3월 29일 경기에서는 6이닝 4실점으로 버티며 승리를 챙겼지만, 6월 4일 맞대결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쓴맛을 봤다. 두 경기 모두 창원에서 치러졌는데, 당시 손주영은 15안타(홈런 4개)를 허용하며 장타에 약점을 드러냈다.
만약 손주영이 이날 승리를 따낸다면 LG는 무려 네 명의 10승 투수를 보유한 구단이 된다. 이는 KBO리그 전체적으로도 드문 기록이다. 최근 사례는 2020년 kt가 마지막이다. 당시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 소형준(13승), 배제성, 윌리엄 쿠에바스(이상 10승)가 함께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LG의 역사로 범위를 좁히면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김용수(12승), 임선동·차명석(각각 11승), 이상훈(10승)이 있었는데, 차명석과 이상훈은 구원승을 포함해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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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 [사진=LG 트윈스] |
만약 선발로 10승을 기준으로 한다면 1994년이 유일하다. 당시 이상훈(18승), 김태원(16승), 정상흠(15승), 인현배(10승)가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며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손주영이 이번에 승리를 추가한다면, LG 팬들에게는 31년 만에 다시 보는 특별한 기록이 되는 셈이다.
LG가 4명의 선발 10승으로 우승했던 31년 전과 이번 시즌은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1994년 신바람 야구를 펼쳤던 LG는 정규시즌서 81승 54패(승률 0.643)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태평양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LG는 현재 73승 3무 43패(승률 0.629)로 2위 한화에 5.5경기 차 앞선 선두에 올라 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25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에서 LG가 계속된 연패의 늪에 빠지고, 한화가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않는 이상 LG의 우승이 유력하다.
변수는 NC 타선의 폭발력이다. NC는 최근 홈 9연전에서 홈런 10개를 포함해 장타 25개를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손주영으로서는 직구와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NC의 선발은 좌완 로건 앨런이다. 그는 올 시즌 6승 10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 중이며, 특히 지난 6월 4일 LG와의 맞대결에서 손주영을 상대로 6이닝 2실점 호투로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