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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 기회다] 양양 서피비치 박준규 대표 "로컬은 창업의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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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크리에이터의 창의적 도전, 새로운 산업과 문화 창출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청년창업의 핵심 자본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 열리고 지역에는 새로운 가치 부여

◼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강원 양양②>

현재 대한민국에서 지방 소멸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지역 균형 발전,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지방 시대 등 소멸 위기 대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지방 소멸은 오히려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뉴스핌은 지역의 특성에 가치를 더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에 주목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전국 곳곳에서 경제적 활성화와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로컬 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함께하고 있는 뉴스핌의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시리즈는 한 사람에서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활력을 이끌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아낸다. 바로 지역의 가치와 사람, 혁신과 창조의 이야기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따져본다. 현장과 학계, 로컬 전문가 등의 제언을 들어 로컬 상생의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또한 미국 포틀랜드, 프랑스 리옹 등 해외 로컬크리에이터 선진지의 현실과 전략, 미래 비전을 조명해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양양 서피비치 박준규 대표. 2025.08.29 onemoregive@newspim.com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파도에 몸을 맡기며 바다 위에서 균형을 잡는 순간, 서퍼들은 흔히 말한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든다."

강원 동해안은 그 희열을 경험하기 위해 매년 수만 명의 청년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그 중심에 있는 공간이 바로 '양양 서피비치(Surfyy Beach)'다.

그러나 이 비치를 그저 '서핑 해변'으로만 보는 시각이 점점 변하고 있다. 강원서핑협회 회장이자 현장에서 청년 창업 생태계를 일구고 있는 박준규 대표는 서피비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서피비치가 해양 레저의 공간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바다가 곧 무대가 되고, 청년들이 그 위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문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 "서핑은 문화를 만드는 가장 멋진 레저"

박 대표는 서핑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짧은 시선'을 아쉬워한다.

박 대표는 최근 일부에서는 '서핑이 한물갔다'는 이야기가 퍼지는 것에 대해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단지 청년들의 여유가 줄어들었을 뿐이다. 지금 청년들은 돈이 부족하고, 여가 시간이 줄었다. 그러니 여행 한 번을 가더라도 더 신중하게 선택하고, 제대로 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거다. 그래서 오히려 저는 서핑이 앞으로도 반드시 살아남는 레저라고 생각한다"라고 서핑의 식지 않는 미래를 제시했다. 

이어 박 대표는 "서핑은 그 어떤 레저보다 문화적 깊이를 가지고 있다. 스노보드나 래프팅처럼 유행을 따라왔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서핑은 100년 전에도 '바다에서 가장 멋진 레저'였고, 앞으로 100년 뒤에도 그렇게 불릴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 사실을 자각하고, 서핑을 단순한 체험이 아닌 문화 콘텐츠로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서핑과 접목한 문화 재창조를 언급했다.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양양 서피비치 박준규 대표. 2025.08.29 onemoregive@newspim.com

서피비치 공연장 비전, '문화의 재창조'

서피비치의 미래에 대해 그는 보다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지금 우리는 서피비치를 단순한 서핑 해변이 아니라, 공연장으로 만들려 한다. 서핑을 하러 온 사람들이 밤에는 음악을 즐기고, 예술가들이 무대에 오르고, 아티스트와 청년들이 어울리는 축제의 장 말이다."

그는 이를 문화의 재창조라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서핑 해변이었지만, 이제는 '여행객 참여형 문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비전 속에서 해변은 여름철 Surf&Music Festival, 세계 각국 아티스트 초청 '글로벌 서프교류전', 현장 아트 전시·설치 작품·버스킹 공연 등 갤러리이자 무대이다. 

이런 변화는 해외 유명 서핑 스폿에서 이미 입증된 모델이다. 양양 역시 하와이·발리처럼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서피비치의 공연화는 경제적 기회도 크다. 관광수입은 1인당 소비 지출이 숙박·체험·공연·아트 구매로 다변화되면서 현재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지역 경제에도 수십억 원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또 고용 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공연 운영, 청년 창업, 아트마켓 등에서 수백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브랜드 가치는 '바다=문화 여행지'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면, 자연홍보효과로 국가적 경쟁력 확보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서피비치 비전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경제+문화+브랜딩'의 삼박자를 모두 실현하는 전략인 셈이다.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양양 서피비치. 2025.08.29 onemoregive@newspim.com

 청년 크리에이터, 바다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박 대표가 가장 주목하는 건 청년 크리에이터다.

"청년 크리에이터의 미래는 바다처럼 넓다. 이해와 관심에서 출발한 작은 시도가 결국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만든다. 카페 하나, 게스트하우스 하나, 작은 서프숍 하나가 모여 마을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이미 양양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그는 도시에서 기회를 찾기 힘들어진 청년들이 로컬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로컬은 창업의 실험실"이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다. 실제로 양양·고성 일대에서는 청년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공예품 숍, 서핑학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꾸준히 생겨났고, 이들이 지역 분위기를 견인해왔다.

박 대표는 청년 크리에이터의 시작점으로 '이해와 관심'을 거듭 강조했다.

"내가 사는 마을을 이해하고, 이곳 사람들과 바다를 이해하는 것. 그 속에서 관심이 커진다. '이해와 관심'이 바로 로컬청년 창업의 핵심 자본이다. 돈도, 인맥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게 바로 이해와 관심이다. 이걸 바탕으로 하면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바다와 지역을 제대로 이해할 때 창업도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문화와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양양 서피비치. 2025.08.29 onemoregive@newspim.com

 청년에게 바다를, 지역에 문화를

박 대표의 비전은 결국 두 가지 축으로 모인다. 하나는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심는 것이다.

"청년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창업자가 아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문화 기획자이고, 생활을 바꿔나가는 혁신가이다. 저희가 준비하는 무대는 청년들이 실험하고 경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안전한 창구가 돼야 한다."

그는 바다가 청년들에게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라 '인생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 기회가 지역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동해안을 세계적 여행지로 만드는 힘이 된다.

관광은 이제 산업보다는 문화적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양양에서 서피비치처럼 서핑과 공연, 예술을 결합한다면 동해안은 단순한 여름 피서지가 아니라 사계절 '문화여행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특히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주체가 될 때, 그 효과는 더 길고 깊게 확산될 것이다.

◆ 관광에서 '여행정책'으로…행정이 놓친 포인트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책적 한계를 지적한다.

현재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관광산업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해안 개발과 숙박 확충에 집중해왔다. 목표는 관광객 수, 숙박자 수, 소비액 같은 지표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젊은 여행객들이 추구하는 건 단순한 휴양이 아니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개별적 경험과 문화적 체험이다.

"행정이 관광객 수에 매달리는 동안, 여행자 본연의 경험은 소외되곤 한다. 행정은 이제 관광정책이 아니라 여행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현장의 담당 공무원이 직접 여행객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어야 정책이 살아난다."

이는 단순히 용어의 전환이 아니다. 관광이 산업 중심이라면 여행은 사람 중심이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여행정책'을 도입할 때에만 진정한 지속가능한 해양 문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양양 서피비치 박준규 대표. 2025.08.29 onemoregive@newspim.com

파도의 무대 위에서 '청년의 미래'를 보다

양양 바다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파도를 일으킨다. 하지만 그 파도 위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드느냐는 것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박준규 대표와 서피비치, 그리고 청년 크리에이터들의 도전은 바로 그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들의 손에 달려 있는 건 단순한 레저의 성패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동해안이 미래에 어떤 문화적 브랜드가 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그는 말한다. "파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청년들의 열정도 그렇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두 가지를 하나로 이어주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동해안의 내일은, 그 무대 위에 서 있는 청년 크리에이터들의 눈빛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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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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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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