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눈 가리고 아웅 수준" 현 검찰개혁안 비판
정부·여당, 검찰개혁 '속도와 방향' 다소 이견
이재명 대통령 "'보여주기식' 안된다" 중재 나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근 '검찰개혁'을 둘러싼 정부·여당의 온도차가 심해지는 모습이다. 검찰개혁 '강성파'들은 추석 전 입법을 주장하는 반면, 검찰개혁의 선봉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 사이에서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검찰은 검찰총장 공석 장기화 속 구심점이 없는 상태라 공식적인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촛불행동 등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엇인가'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검찰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정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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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언인가? -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08.29 yooksa@newspim.com |
임 지검장은 현재 검찰개혁안이 이진수 법무부 차관, 성상현 법무부 검찰국장 등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검찰개혁안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사장의 자리 늘리기일 수밖에 없고 법무부조차 검찰에게 장악돼 있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 결과를 보면서도 법무부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두겠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 지검장은 정 장관을 비롯해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봉욱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이 차관, 성 국장,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수홍 법무부 검찰과장을 '검찰 개혁 5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여당은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두고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검찰개혁 '강성파'들은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정 장관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는 유지하되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임 지검장이 이날 '정 장관 등의 검찰개혁안'에 대한 의구심을 표한 이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정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1차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 통제를 공소청에서 하든, 과거에 검사가 하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1차 수사기관이 중수청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다면 중수청뿐만 아니라 수사 범위에 제한이 없는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와 관련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며 "1차 수사기관들에 어떤 권한들이 집중되고, 상호 인적 교류가 가능한 상태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사건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4개의 수사 기관에 대한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의 관할 조정 등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수사·기소 분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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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3박 6일 간의 방일·방미 순방 성과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대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TV] |
정부·여당 사이에 잡음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권력 집중으로 인한 권한 남용 방지 대책이나 수사권을 원활히 운용하는 등 근본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 다양한 이견들이 있지만 작은 세부적인 이견들로 안다, 이런 이견들의 경우 오히려 드러내놓고 많은 분들 앞에서 의제를 가지고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며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검찰개혁은 일종의 보여주기식은 안 된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심지어 토론을 당신이 주재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며 "이런 개혁에 대해 충분히 열린 자세로 토론할 수 있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검찰개혁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선 한탄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검찰의 발언권이 약해졌고,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 있는 여당을 상대로는 큰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문재인정부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고위간부들이 여러 차례 목소리를 냈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내진 못한 경험이 있다.
특히 당시에는 친정부 성향으로 평가받던 김오수 전 검찰총장도 검수완박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현재는 검찰총장도 공석인 상태라 누군가에게 '구심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 부장검사는 "정 장관이 여당의 공세를 버텨주고 있는 모습이라 지금 상황에서 오히려 검찰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여기에 검수완박을 거친 이후 검찰 내부에선 이미 '학습된 무기력함'이 생겨 어떤 발언을 내거나 행동하는 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