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딥페이크 광고 메커니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3~4kg 빼려는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들 키가 석 달 만에 163cm에서 183cm가 되었어요"

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건강관련 광고의 카피들이다. 하나 같이 극적인 변화를 강조한다. 한 달에 체중이 10kg 넘게 빠지고 키가 서너 달 만에 20cm가량 커진다. 노안이 한 달 만에 뚝딱 좋아진다.

이렇게 제품을 소개하는 사람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 좋은 의사, 대학교수, 약사들로 AI가 생성해 낸 가상인물이다. 요즘 문제가 심각한 딥페이크 광고다.

조선일보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영양제 업체 3곳이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에 올린 건강 관련 광고 3731건 중 695건(18.6%)이 AI로 생성된 가짜 의사의 광고였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그 동안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합성한 딥페이크 광고는 투자, 정치, 성적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퍼지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건강, 의료 영역에서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얼굴 음성 합성모델과 앱이 대중화되어 몇 분 이면 딥페이크 광고영상을 만들 수 있는데다 기술이 나날이 고도화되어 눈 여겨 보지 않으면 딥페이크임을 알아채기조차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건강과 의료 영역이 본질적으로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내과의사 16년차, 의대 교수 32년차 등의 그럴듯한 타이틀을 앞세운 딥페이크 광고는 투자손실이나 일시적 금전피해와 달리 약물 부작용, 허위 치료 등으로 인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전문가가 보장한 제품이라 구매했는데 약국에서는 성분이 확인되지 않아 위험하니 복용을 삼가라고 하거나 의사로부터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후기가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소비자가 딥페이크 광고에 쉽게 낚이는 건 단지 정교한 AI 기술 탓일까? 

유튜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딥페이크는 광고의 전형적인 설계원리에 심리적 인지적 취약성을 공략하는 기법까지 기술로 담았다. 특히 하루에도 수 십, 수 백개 광고를 접하게 되는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소비자는 모든 광고를 꼼꼼히 검증할 여력이 없어진다. 인지적 과부하가 걸리는 셈이다. 딥페이크 광고는 스쳐가는 시간에 강력한 메시지를 흘려 인지적 단축키를 누르게 만든다.

딥페이크 광고는 모든 연령을 노리지만, 특히 고령층이 취약하다. 디지털과 AI리터러시에 약해 합성기술을 잘 구분하지 못할 뿐 더러 시력도 좋지 않아 쉽게 속는다.

병원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만성질환자나 저소득층도 '저렴한 대체 치료제'라는 개념에 혹하기 쉽다. 다이어트, 뷰티 관련 제품 역시 인플루언서 딥페이크로 일단 눈길을 끌고 본다.

본디 인간은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한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 딥페이크는 '내가 직접 (영상으로) 전문가의 설명을 보고 들었으니 사실'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더구나 대부분의 딥페이크는 유명인과 닮은 외모와 비슷한 목소리를 하고 있어 어디선가 본 듯한 친근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OO대학 의학박사팀, 13년차 비만전문의, 정형외과 21년차 등의 권위 효과가 얹히면 막연한 믿음을 가지기 쉽다.

애플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딥페이크 광고는 몇 가지 전형적 문구 패턴을 반복해 소비자를 현혹한다.

"효과 없으면 전 재산 드립니다."  "국제 인증을 받은 유일한 솔루션입니다." 딥페이크 영상은 하나 같이 확실성을 보장한다. 사람은 불안한 상황에서는 터무니없는 말조차 자신 있게 지르면 믿게 된다. 딥페이크 광고는 짧은 시간, 소비자의 간절함을 이용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여기에 긴급성과 한정성으로 압박을 더 한다. "한정 물량 선착순 100명 " "오늘 자정 까지만 " 등으로 충동적 결정을 자극한다.

"마지막 치료법" "시도도 안해보면 결국 후회만 남아요" 같은 희망과 공포심을 자극하는 표현도 서슴치 않으며 소비자의 감정을 출렁이게 한다.

세상의 어떤 의사도 100% 효과나 치유를 장담하지 않는다. 영상 품질이 아무리 정교해도, 멘트 속에 과도한 보장과 조급한 압박이 보인다면 머리 속 경고등을 켜야 한다.

믿기 어려운 신속한 효과와 불가능에 가까운 효능에 대한 호언장담 그리고 시간적 절박함은 딥페이크 광고에 숨겨진 특징이다. 솔깃해도 이 세 가지가 보이면 일단 건너뛰는 게 안전하다.

이성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면 아무도 속지 않을 것 같지만 딥페이크 광고를 믿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생활 습관을 변경한 환자들이 소화불량, 탈모, 영양불균형, 불안, 우울감 같은 부작용 및 금전 손실을 호소한 사례가 늘고 있다.

식품표시광고법 시행령에 의하면 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은 제품의 기능성을 보증하거나 제품을 추천·사용한다는 광고를 할 수 없다. 하지만 AI로 생성한 가상 의사에 대한 제재 규정은 아직 없다.  'AI로 생성한 영상'이란 문구를 영상에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 AI 기본법은 내년 1월에나 시행된다. 아직 세부 하위 법령이 공개되지 않은 데다,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AI 생성 표기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어 어디까지 규제가 이뤄질지 불분명한 상태다.

디자인 급변의 마지막 사례인 아이폰12 [사진=블룸버그]

단 AI 생성 영상도 식품표시광고법 상 규제는 받는다. 식약처는 불법 허위, 과대광고 적발 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 및 관할 기관의 행정 처분을 요청한다. 최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딥페이크 광고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개인의 피해와 손실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AI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광고 자체가 거짓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지면 광고 산업도 흔들리게 된다. 피해자 보호, 의료비, 수사, 재판 등의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눈부시게 발전한 AI 기술을 남을 속이고 쉽게 돈 버는 수단으로 쓰는 인간의 탐욕 앞에서 새삼 씁쓸함이 느껴진다. 하긴 병원에 와서 의사가 하는 말이 AI가 하는 말과 다르다며 따지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하니 AI가 혜택 못지 않게 가져올 사회적 혼란을 준비하는 것이 급선무 인 듯싶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