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국 정상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 모든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첫 인공지능(AI) 주제 토의에서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강조하며 AI 기술의 책임 있는 이용 원칙을 세우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AI 기술의 발전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AI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주도하는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미 지난해 네덜란드와 함께 유엔총회 처음으로 '군사 분야 AI' 결의안을 상정했다"며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국 정상 처음으로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사진=유엔]

이 대통령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허위 정보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했고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신기술과 인권'에 관한 결의를 주도했다"며 "지난해 5월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서울 선언'을 채택해 '안전, 혁신, 포용'의 3대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 기술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 '모두의 AI'가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을 '새끼 호랑이'에 빗대며 "우리를 잡아먹을 사나운 맹수가 될 수도 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더피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사용하기에 따라 위험할 수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것을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똑같은 칼도 요리사에게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훌륭한 도구지만 강도에게는 그저 남을 해치는 위협적인 무기"라며 "AI는 지식과 정보 처리 전 과정에서 가장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발명품이고 심지어 스스로 인간처럼 판단과 결정까지 내릴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로 인한 명암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AI를 잘 활용한다면 성장과 고물가 같은 난제를 해결해서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내고 의료와 식량, 교육 등 여러 문제에 해답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채 끌려간다면 극심한 기술 격차가 '철의 장막'을 능가하는 '실리콘 장막'으로 작동해서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토의를 열고 약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

특히 이 대통령은 "만일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하고 멸종시킨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에 걸맞은 인류 공통의 규범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유일하고도 현명한 대처는 '국익을 위해서 경쟁하되 모두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 정부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로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안보리의 역할과 책임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발(發) 군비 경쟁으로 안보 불안은 더욱 커질지 모른다"며 "안보리는 그간 테러리즘과 사이버 공격, 팬데믹 같은 진화하는 위협에 적극 대처하며 국제사회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왔다. 이제 인공지능 시대에 변화한 안보 환경을 분석하고 공동의 대응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 정상에게 "우리 앞에 주어진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마다하지 말자"며 "AI가 가져올 변화를 인류가 재도약할 발판으로 만들어 내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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