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특이한 면 많아, 문제 있다면 수시 검사"
후보 접수 연휴 제외 5영업일 불과, 마감 이틀전 언론 알려
역대 회장 선임 때와 비교해도 짧아, 내년 3월 회장 선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이 정치권과 금융당국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내부 인사 중심 승진 구조가 고착화됐고, 과거에 비해 후보 등록 및 공모 기간이 이례적으로 단축돼 외부 인사에게 불리한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빈대인 회장의 연임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는 금융지주와 정치권에서 문제가 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BNK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해 "특이한 면이 많이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는 소지가 있다면 수시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겠다"고 해 금융당국의 개입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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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5.10.22 dedanhi@newspim.com |
문제는 회장 후보 선임 절차가 지나치게 짧았으며, 조용했다는 점이다.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서류 심사, 프레젠테이션, 면접 및 외부 평판조회, 최종 후보 압축 단계로 진행된다.
이번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은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10월 1일 구성되면서 경영 승계절차를 개시했는데, 후보 접수 마감을 10월 16일로 했다.
겉으로는 15일의 시간이 있었지만, 실제로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영업일 기준 실질 접수 기간은 단 5일에 불과해 외부 후보들은 이 기간 안에 그룹 경영 이념 실현과 금융산업 전문성, 리더십, 공익성 등의 평가를 준비해야 했다.
더욱이 후보 접수 및 임원추천위 운영 사실은 접수가 끝나기 이틀 전인 13일 오후가 돼서야 언론에 보도됐다. 사실상 '깜깜이 회장 후보 접수'가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 접수 기간 및 언론 보도 기간은 역대 후보 추천 당시와 비교해서도 짧은 것이었다. 빈대인 회장의 첫 선임이 이뤄진 지난 2022년에는 12월 13부터 20일까지 후보를 접수해 6영업일 동안 진행했고, 임원후보추천위에서 후보 추천 내역을 공시했다. 그와 동시에 1~2일 내 언론 공개도 이뤄졌다.
김지완 전 회장의 연임 도전이 있었던 지난 2022년에는 영업일 기준 6일간 접수됐다. 임추위 내부 공고 직후 외부기관과 후보군에 안내 후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중도 사임해 실제 회장에 오른 것은 빈대인 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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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핌DB] |
2017년에는 7월 21일부터 26일까지 공식적으로 6일 간의 접수 기간을 뒀다. 임추위 및 지주사 홈페이지와 사외이사 중심 절차 발표 즉시 언론에 공개됐다.
더욱이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은 그동안 내부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비판이 이어진 바 있다. BNK금융은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계획에 따라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이사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후보군 자격 요건 검증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 이행 실적 등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내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이를 점검해 후보군을 6명으로 줄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의 영향력 등이 발휘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도 내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빈 회장이 발탁한 인사로 경쟁 구도로 발전되기 쉽지 않고 김태한 경남은행장은 올해 취임해 경쟁자로 거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와 현 회장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이번 국감에서 이사회가 현직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는 구조적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 이 원장은 "오너가 있는 제조업체나 상장법인과 다를 것이 없어지면 금융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시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BNK금융지주 측은 이와 관련해 실제로 15일을 보장했지만, 추석 연휴가 겹쳐 불가피하게 영업일 면에서 보장된 기간이 짧아졌으며, 연휴 관련 이슈로 언론 공지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에서도 절차적인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은 현재 1차 후보군을 확정했으며 임추위는 이들 후보군에 대한 자격 검증과 심층 면접 등을 거쳐 12월 중순 경 최종 후보군을 확정하고, 이후 이사회 결의,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내년 3월 회장이 공식 취임할 계획이다. 그러나 논란이 커진데다 금융당국까지 개입 의사를 밝히면서 회장 선임 절차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