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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20년간 잠들었던 '핵잠수함 프로젝트'의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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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주 정상회담서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승인'
1990년대 'SMART' 원자로에서 시작된 한국의 핵잠 기술
2002년 '362사업' 때 원자력연구소 내 '진해팀' 구성
'문무대왕연구소'에서 원자로 테스트… 2035년 무렵 핵잠 건조 '시동'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회담 확대 오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을 요청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승인' 의사를 밝히면서 20년 가까이 중단됐던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논의가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핵무기를 탑재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제한된 디젤 잠수함의 잠항 능력 한계를 극복해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감시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료 공급을 허용받으면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장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한반도 해역 방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적극적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북한의 핵잠 건조 움직임 등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 논의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20년 전, 한국은 자체 설계한 핵잠수함용 원자로 기본 설계를 완료했고, 모든 기술적 기반을 갖춰놓은 상태였다.

1976년에 취역한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로스앤젤레스(USS Los Angeles). 단일 모델로는 최다인 62척이 건조됐고, 이 중 39척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이 건조하려는 핵잠수함이 6700톤급 로스앤젤레스와 동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미 해군] 2025.10.30 gomsi@newspim.com

◆1990년대 초, 소형 원자로 개발의 시작 = 1990년대 초반, 한국원자력연구소는 해수담수화용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추진했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소형 일체형 원자로(Integrated PWR)'의 안전성을 검증하며 300~600MW급 원자로 개발을 회원국들에 권장하고 있었다.

한국은 대형 상업용 원자로 개발에 집중하던 정부 정책과 달리, 연구소 자체적으로 중소형 원자로의 필요성을 인지했다. 1989년부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동연구가 진행되면서, 해수담수화용 원자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시 연구 책임자는 김시환(金時煥) 박사(현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 이사장)였다. 그는 1991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신형원자로·핵연료개발본부장직을 맡는 동시에 '신형안전로개발부'를 신설하고 차세대 일체형 원자로 연구를 시작했다. 1993년 경제기획원에서 예산을 확보하며 해수담수화용 중형 원자로의 개념개발이 본격화됐다.

열출력 330MWt, 전력생산 9만kWe, 하루 담수 생산 4만 톤 규모의 일체형 원자로가 목표였다. 스마트(SMART) 원자로의 전신이 바로 이 설계다.

원자력연구소에서 핵추진 잠수함 설계에 간여한 김시환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 이사장. [사진=김시환 박사 제공] 2025.10.30 gomsi@newspim.com

◆소형 원자로 개발의 국제 경쟁 = 1990년대 초, 세계 주요국은 각자의 목적에 맞춰 소형 원자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은 1963년 원자력개발사업단을 출범시켜 1995년까지 전기출력 100MWe의 'MRX(Marine Reactor X)'를 심해탐사용 잠수정에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상업용 대형 원전에 집중하고 있었고, 중국은 칭화대를 중심으로 해외 기술자까지 불러들이며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시도했다.

한국도 국제원자력기구의 중소형 원자로 연구그룹에 편입됐다. 1988년 팬암 여객기 폭탄 테러로 리비아가 축출되자 한국이 그 자리를 차지한 덕분이었다. 이 참여를 통해 한국은 국제사회의 기술 교류와 협력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구소 내부에서는 일체형 원자로가 단순한 담수화용이 아닌, 장기적으로 군사적 응용까지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6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드림팀'이 결성됐고, 1994년 8월, 연구소는 해수담수화형 일체형 원자로의 개념설계를 확정했다.

◆핵잠수함 210척 건조한 러시아와의 협력 = 당시 연구소는 원자로 개발 경험이 풍부한 러시아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했다. 러시아는 이미 핵추진 잠수함 210척을 건조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KLT-40, SBVR-100, VPBER-600 등 세계 수준의 소형 원자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

한편, 연구소는 재정난에 봉착했다. 당시 신재인(申載仁) 원자력연구소 소장과 김시환 박사는 국내 지원이 여의치 않자 민간으로 눈을 돌렸다. 김우중(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은 "일본이 할 수 있다면 한국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200만 달러를 무상 지원했다.

이 자금으로 한국은 1995년 러시아 에너지기술과학조사연구소(RDIPE)와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협약은 설계개념 연구 결과물의 소유권이 한국에 귀속된다는 파격적 조건을 담고 있었다. 모스크바 북동부의 혹한 속에서 한국 연구진은 현지에 '원자력연구소 설계사무소'를 설치하고, 러시아 연구원들과 함께 지상형·해상형 원자로의 개념 설계를 수행했다. 2년간의 작업 끝에 도출된 설계는 후일 핵잠수함용 추진 장치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됐다.

1995년 무렵 RDIPE의 아다모프 소장(왼쪽 두 번째)과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 공동연구 방안을 협의하는 원자로 계통 설계 전문가 이두정 박사(맨왼쪽). 아다모프 소장 오른쪽이 핵연료구조설계 전문가인 김종인 박사다. [사진=김시환 박사 제공] 2025.10.30 gomsi@newspim.com

◆2000년대 초, SMART와 핵잠 추진기 분화 = 1997년 개념설계를 완성한 연구소는 2002년에는 열출력 330MWt급 일체형 가압경수형 원자로의 기본설계를 완성했다. 이 기술은 곧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로 명명되었으며, '지상용 상용 원자로'로 발전했다.

동시에 연구소는 2002년부터 '해상형 일체형 원자로' 연구를 본격화했다. 이 모델이 바로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의 시초였다. 러시아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선박용과 잠수함용 모델의 구체적 개념 설계를 병행했다. '스마트 원자로를 축소해서 잠수함용으로 쓰는 것'이라는 단순한 해석은 당시 연구진 설명대로 사실과 달랐다. 해상용 원자로는 애초부터 군(軍)과 선박용으로 독립된 설계였다.

◆노무현 정부, '362사업' 출범 = 2003년 5월, 국방부는 '자주국방 비전보고'에서 중형 잠수함(SSU) 대신 3000톤급 핵추진 잠수함(SSX) 개발사업을 공식화했다. 6월, 해군 조함단은 진해에 핵잠 전담부서 '362사업단'을 창설했다. 이름은 사업 승인일인 2003년 6월 2일에서 따왔다.

이 사업의 핵심 구성은 해군의 작전요구성능(ROC) 수립과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선체설계팀, 그리고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추진기관팀이었다. 김시환이 팀장을 맡은 '진해팀'은 이미 2002년부터 '일체형원자로개발사업단'을 가동하고 있었다. 해군 장교들은 ADD 연구복을 입고 위장 근무를 하며, 조영길(曺永吉) 국방부장관의 "국가 생존 사업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지시 아래 비밀리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04년 초, 진해팀은 핵추진 원자로의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실질적으로 '자재 조달' 직전 단계였다. 해군 내부 계획에는 2009년 첫 진수를 목표로 한 6년 일정이 명시됐다. 그러나 같은 해 1월, 국내 대표적 언론사가 '4000톤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보도하면서 모든 것이 엉클어지고 말았다.

◆언론 보도로 기밀 노출되자 '362사업단' 해체 = 보도 직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의 우라늄 농축 실태를 조사했다. 외교적 파장이 확산되자,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와의 충돌을 우려해 '362사업단' 해체를 결정했다. 2004년 말, 사업은 종료됐다.

당시 국방부와 해군 고위층은 '핵잠 기술력 부족'을 명분으로 들었지만, 연구진은 이를 납득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육군의 아파치 롱보 헬기 도입 사업과 맞물린 군 예산 배분 문제, 그리고 정치적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해군은 국제 협조 부재, 재정 문제,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속 추진이 어렵다고 결론내렸지만, 연구소는 이미 핵추진 원자로의 기본설계를 완성하고, 표준설계인가(SDA) 신청을 앞둔 상태였다. 이 인가는 사실상 기술 완성도를 의미하며, 잠수함 건조 착수 직전의 절차였다.

◆'물밑'에서 계속된 원자로 설계 = 사업 해체 후에도 연구소는 설계를 수정·보완하며 기술 축적을 멈추지 않았다. 김시환 박사를 비롯한 원자력연구소 엔지니어들은 군용 원자로와 해수담수용 SMART 원자로의 구조적 차이를 분명히 했다. 군용은 충격 내성, 고출력, 전기요구량 등 해군 작전요구성능(ROC)에 맞춰 새 설계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원자로 설계 시간은 길지 않았다. 최초의 핵잠수함 노틸러스호의 원자로가 개발에 7년 걸렸던 것과 달리, 한국의 기술 수준으로는 1.5~2년이면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연구진은 원자로의 모든 구성 부품을 '국산화'해, 언제든 건조가 가능하도록 준비해두었다.

◆역대 정부 거치며 이어진 핵잠수함용 원자로 개발 이어가 = '362사업'은 좌초됐지만, 그 결과물은 사라지지 않았다. SMART 원자로는 이후 국제 원자력안전기구의 기술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상용 일체형 소형 원자로로 발전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ADD는 관련 응용 연구를 이어갔고, 2014년 정부는 '원자로 기술 응용 연구'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은 원자로 연구과제 책임을 맡고 있는 ADD에 응용연구를 계속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때도 미국과 핵잠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연료로 쓰일 우라늄 확보가 관건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잠수함 기술이 아닌 '핵잠 연료 공급'을 요구한 것은 한국이 이미 핵잠수함용 소형원자로 기술 개발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뜻이다. 한국은 2021년 '차세대 소형원자로' 개발을 위해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착공해 연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연구소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주목적으로 하는데, 이론적으로는 핵추진잠수함에 적용되는 소형원자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핵잠의 엔진인 소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육상 시험장이 문무대왕연구소에 들어설 것"이라며 "핵잠용 소형 원자로를 2030년대 초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핵잠용 소형 원자로는 우라늄 농축도 19.75%의 저농축 연료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환 박사는 "원자력연구소에서 원자력 추진 체계에 대한 설계와 핵연료 설계(열을 추출하기 위한 핵연료의 모양과 사이즈)는 마무리했다"면서 "현재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아래 해당 업체에서 원자로를 제작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22일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서 열린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안전항해를 기원하며 진수를 축하하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장보고‑Ⅲ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는 2035년경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해군 제공] 2025.10.30 gomsi@newspim.com

◆2035년경 로스앤젤레스급과 맞먹는 잠수함 계획 = 한국은 지난 30여 년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성실히 이행하며 국제사회에서 '모범적인 원자력 이용국'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미국이 여전히 한국을 잠재적 핵개발국으로 간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한·미 동맹의 신뢰 수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일본은 1988년 미·일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며 '비핵 3원칙' 아래 실질적 자율권을 넓혔다"면서 "나카소네 총리시절, 일본 정부와 재계는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해 56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양보를 감수하며 미국 의회를 직접 설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면, 한국은 최근 조선·반도체·방산 등 대규모 협력안을 내며 미국과의 경제·안보 관계를 강화했음에도 실질적 기술권한이나 자주적 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면서 "이제는 제공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실질적 반대급부를 확보하는 실용적·호혜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근식 교수는 "현재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6700톤)과 맞먹는 규모의 핵추진 잠수함 기본설계는 내년 말이면 사실상 끝난다"며 "2035년 무렵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개시에 맞춰 이재명 대통령이 안정적 핵연료 확보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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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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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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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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