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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 비율 1년만에 3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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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총수 있는 77개 집단, 2844개 소속회사 분석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대기업 총수 일가가 법적 책임과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며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상장사에서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비율이 3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일 공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1인당 평균 1.6개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매년 공시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 오고 있다.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 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올해는 총수 있는 77개 공시집단의 2844개 소속회사에 대한 분석이 진행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모습. [사진=뉴스핌DB]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는 198곳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분석대상 회사의 전체 등기이사 1만50명이었다. 이는 전년(5.9%) 대비 1.1%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상장사에서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비율이 전년 23.1%에서 올해 29.4%로 6.3%P 급증했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의 비율은 상장사(29.4%)가 비상장사(3.9%)보다 7배 이상 높았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 비율은 집단 간 큰 차이를 보였다. 상위 5개 대기업 집단을 살펴보면 하이트진로(58.3%), DN(28.6%), KG(26.9%), 금호석유화학(25.0%), 셀트리온(22.2%) 순이었다.

총수일가 미등기임원이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재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직위 259개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직위는 141개(54.4%)로 절반을 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사익편취란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특수관계인, 또는 특수관계인 소유 계열회사와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 하는 등의 행위로 부당하게 이익을 몰아주는 것을 말한다.

현행 규정상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이거나, 해당 회사가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를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중흥건설·한화·태광 등 겸직 많아

기업 집단별로 보면 중흥건설이 총수일가 1인당 평균 7.3개로 미등기임원 겸직 수가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와 태광이 각각 4개, 유진이 3.8개, 한진·효성·KG가 각각 3.5개 순이었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기업집단은 72개, 320명의 총수일가가 704개의 이사 직함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 2세·3세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기업집단은 41개, 총수 2·3세(76명)가 199개의 이사 직함을 보유한 것으로도 집계됐다.

총수일가의 1인당 평균 이사 겸직 수가 많은 집단은 부영(7.8개), SM(5.6개), 한화(5개), 삼표(5개)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총수일가가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대표이사(30.4%), 사내이사(57.1%)로 재직하는 비율(87.5%)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한편 공정위는 미등기임원이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등기임원과 달리 상법상 법적 책임과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7월 개정된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규정이 강화돼 주주를 보호 대상에 추가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했지만, 미등기임원인 총수일가가 늘어나면 개정법의 실효성 저하 우려도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감시의 사각지대를 이용하여 권한을 남용하는지 면밀히 감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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