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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尹 억울하게 계시는데"…반성 '전무'한 내란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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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변호사님 말을 들으면, 대통령님이 억울하게 (감옥에) 계시는데 제가 증언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속행 공판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거부하며 이 같이 언급했다.

노 전 사령관은 대부분 신문에 "증언을 거부합니다"라고 일관했지만, 찰나에 '억울하게'와 같은 사족을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12·3 비상계엄의 관련자들이 억울하게 감옥에 있다고 여기는 게 분명하다는 심증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백승은 사회부 기자

이날 재판 중 일명 '노상원 수첩'이 현출됐다. 수첩에는 '수거 대상', 즉 체포 대상 인물이 마치 고기 등급 매기듯 A~D급으로 구분돼 기재돼 있었다. 가장 첫 줄인 A등급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름이 나란히 적혔다.

노 전 사령관은 수첩이 윗선에 보고할 용도는 아니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수첩에 적힌 '좌파 분쇄'와 관련해서는 "(TV에) 야인시대 김두한이 나오길래, '김두한 주먹을 이용해서 좌파를 분쇄하는 방법이 없을까' 뭐 이렇게 썼던 거다"라고 했다. 한때 정보사령관의 위치에 있었던 인물이 특정 정파 정치인에 대해서는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낸 게 다시 확인됐다.

또 내란 특별검사(특검)가 묻는 말에는 '확인하고 말하라'라고 쏘아붙이다가 "귀찮아서 증언 거부한다"라는 발언도 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수석 입학한 2스타 장성의 입에서 '귀찮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 방청석에 앉은 기자들은 분주하게 그 말을 받아 적었다.

법정 한 편에는 폭력을 그렸던 권력자의 수첩이, 다른 한 편 그것을 기록해야 하는 기자들의 수첩이 있었다. 어떤 기록을 남길지에 대한 책임이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그간 내란 재판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의 증언에서 비상계엄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싹 잡아들여", "계엄을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와 같은 증언은 수도 없이 나왔다.

비상계엄 당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운전을 담당했던 군인조차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이용하라는 취지로 말했다. 계엄을 다시 하면 된다고 했다"라고 했다. 특히 곽 전 사령관은 이미 비상계엄 이전부터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대권'을 수차례 언급하는 등 수상한 낌새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상계엄 당사자들은 어떤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그 중심에 윤 전 대통령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본인의 체포방해 재판에서 계엄 전 '5분 국무회의'가 정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담은 대통령 관저 폐쇄회로(CC)TV 관련 "국민 대부분이 이걸 봤다. 거기서 나오는 여론이 '국무회의를 제대로 한 것 아니냐'라는 것"이라고 직접 발언했다. 반성보다는 정당성을 피력하는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가장 가까이 논의했다고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는 비슷하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감치 소동'을 겪은 후 유튜브 채널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을 심리하는 이진관 재판장을 향해 욕설을 뱉었다. 이를 보고 익명을 요청한 변호사들은 "유명해지려고 일부러 저러는 것 같다. 상식 밖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형사재판에서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즉 피해자에게 용서받았는지가 매우 중요한 양형 인자 중 하나다. 비상계엄 사건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특검법에 따라 대부분 재판이 생중계되는 가운데 국민들이 이들의 태도를 보고 용서할 마음이 들지 의문이 든다.

특검은 한 전 총리의 결심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은 과거 45년 전 내란보다 더 막대하게 국격을 손상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내란 범죄가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가는 기회를 박탈했다면, 12·3 비상계엄은 수십 년간 한국이 쌓은 민주화의 결실을 한 순간에 무너뜨려 국민에게 큰 상실감을 줬다는 것이다.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국인들은 '계엄'이라는 단어만으로 공포와 침묵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대로, 시간이 간다고 잊히는 게 아니다.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이들의 태도 또한 모두 양형 인자로 차곡차곡 쌓여야 할 것이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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