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경쟁 격화…"AI 넘어 과학기술 전 분야 혁신 필요해"
"내년 R&D 35조5000억원 투입, 2030년까지 GPU 26만 장 확보"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범부처 AX 전략으로 혁신 가속"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전략기술 서밋(Summit)'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AI를 넘어 과학기술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며 "2026년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생성형 AI를 넘어 멀티모달, 액셔너블 AI, 나아가 피지컬 AI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월드 모델 수준의 AI 성능과 데이터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 모두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혁신을 국가 안보 전략으로 격상하고 있다"며 "미국은 AI로 바이오·양자 등 전략기술을 혁신하는 '제네시스 미션'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 역시 제조 기반을 활용한 산업 AX와 피지컬 AI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미·중에 견줄 수 있는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모델 기술뿐 아니라 데이터, 현장 적용, 레퍼런스 확산까지 포함한 전주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2026년이 바로 그 실행의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성장 둔화와 잠재성장률 하락 국면에서 과학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혁신이 필수"라며 "정부는 내년도 예산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5000억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확충 역시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AI의 성패는 데이터뿐 아니라 인프라에 달려 있다. 2030년까지 GPU 26만 장을 확보하고,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구축해 연구자와 기업이 AI 인프라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미 올해 말 기준 1만3000장의 GPU가 도입되며, 내년 초부터 출연연과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범부처 협업 체계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배 부총리는 "그동안 부처 간 칸막이로 R&D와 AI 정책이 분절되며 성과 창출이 미흡했다"며 "과학기술 부총리 체제 출범과 함께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의 AX 전략과 투자 체계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급망, 통상, 안보 측면을 고려해 운영해 온 50대 국가전략기술 체계를 전면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AI 전환 선도, 통상·안보 주도권 확보, 미래 혁신 기반 구축이라는 'NEXT 미션'을 중심으로 세계를 선도할 전략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실행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내년 6월까지 세계 톱1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AI 고속도로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메모리와 MPU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공공 수요 기반의 레퍼런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AI 활용에 대한 국민적 효능감을 높이기 위해 대국민 AI 활용 가이드를 제공하고, 내년 봄 전 국민 대상 AI 경진대회를 개최하겠다"며 "제조·국방·문화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AI AX를 확산하고, 지역 AI 혁신 클러스터를 통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기업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사이버·디지털 안보 역시 필수 과제로 언급됐다. 배 부총리는 "AI 3대 강국과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보 보호와 디지털 안보가 기반이 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사이버 안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한국판 제네시스 미션'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과학기술 연구의 동료로 활용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범용 AGI 연구와 함께 분야별 특화 초지능(ASI)을 병행 추진하고, 'AI for Scientist 챌린지'를 통해 연구자들이 AI와 함께 노벨상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퀀텀 AI, AI 바이오, 합성생물학, AI 기반 소재 탐색 등 융합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와 신약 개발 기간을 10분의 1로 단축하는 문샷형 프로젝트, 휴머노이드·청정에너지·차세대 메모리 등 'NEXT 포트폴리오' 추진 계획도 공유했다.
배 부총리는 "R&D 생태계 개편과 관련해 기업 매칭 비율을 최대 50%까지 완화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평가 체계로 전환하겠다. PBS 단계적 폐지와 R&D 예탁 폐지 등을 통해 연구자들이 도전과 몰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AI 대전환 시대에 대한민국이 가진 잠재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