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부산·울산·경남

속보

더보기

[기고] 양달석 미술관 건립이 갖는 문화적 의미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박환기 전 거제시 부시장

한 도시의 문화 수준은 그곳이 어떤 예술가를 기억하고, 어떻게 예술을 대하는지에서 드러난다. 거제는 산업과 해양의 도시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질문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리는 이 도시가 낳은 예술가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예술가의 작품이 머물 공간을 갖추고 있는가. 양달석 미술관 건립에 대한 논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필자가 거제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양달석 화백의 작품을 보기 위해 몆 차례 전시 공간을 찾은 적이 있다. 마을회관 2층, 어렵게 마련된 작은 공간에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그림은 분명 깊이와 무게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것을 감싸는 공간은 너무도 초라해 보였다.

박환기 전 경남 거제시부시장

그 순간 마음속에 한 생각이 스쳤다. '이제는 이분의 그림이 머물 제대로 된 미술관이 필요하구나.' 예술가의 격에 비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양달석은 거제가 낳은 대표적인 화가이자,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일상의 풍경과 인간의 내면을 묵직한 시선으로 화폭에 담아냈고, 화려함보다는 성찰과 사유의 미학을 선택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에는 전쟁과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한 인간의 고뇌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따뜻한 시선이 함께 담겨 있다.

양달석 화백은 이중섭 화백과 동시대를 살았고, 실제로 교류와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같은 시대의 아픔과 혼란을 통과하며 예술로 응답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중섭이 소와 가족, 그리고 강렬한 선으로 인간의 비극과 사랑을 표현했다면, 양달석은 보다 절제된 색과 구도로 인간과 풍경을 관조했다.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시대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책임감과 진정성만큼은 서로 맞닿아 있었다. 오늘날 전국 곳곳에 이중섭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떠올릴 때, 양달석 미술관의 부재는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의 저장소이며, 도시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언어다. 양달석 미술관 건립은 한 예술가를 기리는 차원을 넘어, 거제가 어떤 도시로 기억되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선언이기도 하다. 산업과 개발의 역사 위에 문화와 예술이라는 층위를 더하는 일, 그것이 성숙한 도시로 나아가는 길이다.

국비 지원의 당위성 또한 분명하다. 양달석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작가가 아니라, 한국 근현대 미술사 전체 속에서 평가받아야 할 예술가다. 그의 작품 세계와 시대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연구·전시·교육할 수 있는 공간은 국가 문화자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주요 작가들의 미술관이 국비와 공공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선례는 충분하다. 양달석 미술관 역시 지역 사업이 아닌 국가 문화정책의 일부로 다뤄져야 한다.

더 나아가 미술관은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힘을 지닌다. 단발성 관광지가 아니라, 교육·연구·창작이 함께 이루어지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면, 거제의 문화 지형은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다. 지역 청소년에게는 예술적 영감을, 시민에게는 자긍심을, 방문객에게는 깊이 있는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예술가는 떠나도 작품은 남는다. 그러나 작품이 머물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양달석 화백의 그림은 이미 충분히 자기 몫을 해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우리가 그 이름과 작품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양달석 미술관 건립은 과거를 기념하는 일이 아니라, 거제의 문화적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거제시는 그 책임에 응답해야 한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사진
"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