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뉴스, 누리소통망(SNS), 커뮤니티, 영상 플랫폼 등에서 수집한 온라인 거대자료(빅데이터) 5억 3천8백만 건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2026년 사회문화흐름(트렌드)'를 예측해 발표했다.
그 결과 2026년 우리 사회는 위기 이후의 단순한 '회복' 단계를 넘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삶의 방식을 재구성하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전체 수집 데이터에서 핵심어 총 7만 4760개를 도출해 온라인 여론과 생활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으며, 이를 토대로 6대 사회 문화 흐름(트렌드)을 '인공지능(AI) 이후의 인간 중심 전환', '나다움과 초개인화 시대','웰니스 전환', '절제와 실용의 소비 윤리', '케이-컬처의 자부심과 감정 경제', '정서적 공감이 만들어 내는 공존'으로 도출하고, 내년을 관통하는 대표 사회 문화 흐름은 '케이-사회(K-Society): 회복에서 적응으로'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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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언급량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 인공지능 확산 속 '인간 중심 전환' 요구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으로 기술이 일상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 활용을 넘어 인간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분석 결과,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인공지능 관련 온라인 언급량은 '24년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으며, 특히 인공지능 연관어로 정책(147.5%), 보안(220.4%), 규제(109.1%) 등이 급상승해 제도적 관리 영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들이 인공지능의 편의성과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기술이 일자리와 안전,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기술을 관리하고 인간 중심의 가치를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공적 논의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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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과 초개인화 시대'로 이동하는 개인 중심 사회
사회적 기준에 개인을 맞추기보다 개인이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설계하려는 인식이 확산하며 개인 중심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나다움'에 대한 관심 증가로도 확인되며, '나다움' 관련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다움'은 개인, 정체성, 선택, 자기결정 등 연관어에서 보이듯, 사회적 기준이나 집단의 기대보다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삶의 선택을 정의하려는 인식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연관어들이 함께 증가하며 삶의 방향과 방식에 있어 외부 기준보다 개인의 기준을 우선시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업과 관계, 여가 등 삶 전반에서 '나에게 맞는 방식'을 중시하는 태도로 이어지며, 사회 역시 하나의 표준 모델보다 다양한 삶의 형태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 인식은 질병 치료 중심에서 '건강 관리(웰니스)로 전환'
치료 중심의 건강 관리에서 벗어나, 일상 전반에서 건강을 관리하려는 인식이 확산하며 건강 관리(웰니스) 전환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건강 관리(웰니스) 관련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증가했으며, 일상(125.2%), 노년(677.3%), 노후(181.1%), 저속노화(93.7%) 등의 연관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치료 중심의 건강 개념을 넘어 수면, 생활 습관, 마음 건강, 노후 준비까지 포함하는 전 생애적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건강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기본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은 '절제와 실용의 소비 윤리'
소비를 통해 욕망을 확장하기보다, 삶의 균형과 효율을 중시하는 태도가 강화되며 절제와 실용을 중시하는 소비 인식이 일상화되고 있다. 소비 관련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했으며, 연관어 '가성비'가 소비 담론 전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국민들이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합리적인 선택과 대안적 소비 방식을 통해 지출을 관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친환경, 윤리적 기준을 고려한 소비 인식도 유지되며, 소비는 가격뿐 아니라 가치 판단을 포함하는 행위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가 자부심이 되는 시대, '케이-컬처의 자부심과 감정 경제'
문화 향유 과정에서 정서적 몰입과 자부심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되며, '케이-컬처'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감정과 경제적 가치가 결합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케이-컬처' 관련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했으며, 열성 조직(팬덤)과 자부심을 반영하는 연관어가 두드러지게 확대됐다.
특히 열성 조직(팬덤) 중심으로 한 공유·참여·확산형 문화 소비는 전시, 공연, 관광, 상품 구매 등 실물 소비로 이어지며, 온라인에서 축적된 정서적 공감이 문화 향유를 넘어 실물 경제 효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성과보다 '정서적 공감이 만들어 내는 공존' 중시
성과와 경쟁 중심의 관계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과 회복할 수 있는 관계를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하며 공존의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관계·공감 관련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했으며, 회복(109.1%), 감정(123.2%), 소통(83.3%) 등 정서적 연관어가 두드러졌다.
대규모 조직이나 제도권 중심의 관계보다 취향, 생활, 관심사 기반으로 한 소규모 공동체가 정서적 지지와 안정감을 제공하는 생활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잘되는 삶'보다 위기 상황에서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관계 구조를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정은 문체부 디지털소통관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2026년 사회 문화 흐름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국민의 수요를 예측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체감형 소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