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부 장관 "대한상의 보도자료 전 과정 감사"
대한상의, 7일 이어 재차 사과..."검증시스템 대폭 강화"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상속세 부담으로 해외로 탈출하는 한국의 고액자산가가 급증했다'는 내용의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보도자료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상의를 관리·감독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통계 인용 논란과 관련해 전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했고, 대한상의는 이날 재차 사과 입장을 밝혔다. 또한 내부검증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책임소재를 파악해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 내부 혁신안도 내놨다.
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를 비롯한 6개 경제단체 상근부회장들과 긴급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대한상의 보도자료에서 촉발된 이른바 '가짜뉴스' 논란에 대해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라는 표현은 법정경제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며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 환경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내부 검증, 대외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즉각 감사에 착수했으며,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 문책과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해명 수준을 넘어 제도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특히 대한상의가 인용한 통계의 출처가 전문 조사기관이 아닌 이민 컨설팅 업체의 추계에 불과하고, 해당 자료 어디에도 상속세 언급이 없음에도 자의적으로 상속세 문제로 연결해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또 보도자료에 포함된 '최근 1년간 국내 백만장자 2400명 유출' 주장에 대해서도 "국세청 통계상 연평균 139명 수준에 불과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언론사 칼럼을 공유하며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겠다.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다음날인 8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 뉴스"라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7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이날 재차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열린 산업부 장관 주재 긴급현안 점검회의에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통계 방식과 내용, 전문성 등의 논란이 있는 외부 자료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함으로써 국민과 시장, 그리고 정부에 불필요한 혼란과 불신을 초래했다"며 "이는 명백한 상의의 잘못으로 법정단체로서 있었을 일인지 스스로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내부 검증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향후 유사사례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자료의 작성 및 배포 전반에 걸쳐 내부 검증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다. 사실관계와 통계의 정확성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조치를 이번주부터 바로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우선 전면적인 내부시스템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통계의 신뢰도 검증 및 분석 역량 제고를 위해 조사연구 담당직원들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즉시 시행하는 등 전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사실관계 및 통계에 대한 다층적 검증을 의무화하기 위해 통계분석 역량을 갖춘 임원인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을 오늘자로 팩트체크 담당 임원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산업통상부 감사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책임소재를 파악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는 연구·통계 부문의 조직 운영 방식까지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미국 출장중에 이번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대한상의가 책임있는 기관으로서 데이터를 면밀히 챙겼어야 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대한상의 사무국을 강하게 질책했다.
한편 이번 대한상의 가짜뉴스 논란은 정치권 공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잘못된 통계 인용의 문제는 바로잡을 수 있으나,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나서 법정 경제단체를 몰아붙이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며 "정부는 비판을 억누르기보다 사실 검증과 공개 토론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여권에서는 "공적 영향력이 큰 단체일수록 통계 인용에 더욱 엄격한 책임이 따른다"며 감사 착수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