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물류 마비에 군사력 증강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의 대이란 군사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에 전진 배치됐던 미 강습상륙함과 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경제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미군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 옵션을 대폭 넓히는 모양새다.
◆ 주일 해병원정대·트리폴리함 중동 투입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은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의 추가 전력 증파 요청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사세보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USS Tripoli)을 포함해 최대 3척의 미 해군 함정에 약 2500명 규모의 해병대 병력이 승선한 채 중동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폴리는 미 해군의 최신형 강습상륙함으로, 통상 수천 명 규모의 해병대와 승조원이 탑승해 상륙작전과 헬기·수직이착륙기 운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력이다. 해병 원정대(MEU)는 일반적으로 여러 척의 상륙함과 보조 함정, 약 2000~2500명 안팎의 해병대 및 승조원으로 구성되며,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통해 강력한 공중 지원과 지상 작전 능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 호르무즈 통행 위협에 병력 증파 카드
이번 미군 전력 증파는 이란의 공격·위협으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 선박 통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따른 물류 혼선과 유가 급등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을 지나는 상선을 연달아 공격·위협하며, 미국·이스라엘 및 우방국 선박을 겨냥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공언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일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확전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이란 대함 미사일 선제 타격 검토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이란이 해협 인근에 배치한 지상 대함 미사일과 관련 시설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증파되는 해병대 병력이 상륙을 통한 지상 정밀 타격이나 미사일 기지 제압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이미 중동 지역에 항모전단과 전략폭격기, 각종 미사일 전력을 다수 배치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상륙전 중심의 해병대 전력이 추가로 더해질 경우, 대이란 군사 작전의 선택지는 공중·해상 공격을 넘어 지상 작전까지 크게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다.
◆ 동북아 전력 공백 우려
다만 주일 미군의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인 트리폴리함 등 함정과 해병대가 중동으로 이동할 경우, 동북아시아 방위 태세에 일정 기간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과 북한의 군사 활동이 활발한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 전선에 전력을 집중하는 중동 우선 기조를 강화할 경우 역내 억지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국방부는 이번 전력 증파와 관련한 구체적인 작전 계획과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해병대 상륙전 전력이 이미 중동에 배치된 해·공군 병력과 결합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이란 군사 옵션의 폭이 대폭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