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법' 개정안 공포에도 소급 적용 안돼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평화의 소녀상'을 모욕한 혐의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구속됐지만,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이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적용이 검토되는 사자명예훼손죄 역시 친고죄라 현실적으로 처벌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3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언급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친고죄이기 때문에 처벌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일치된 시각이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사자명예훼손죄는 돌아가신 분의 유족이 직접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집시법 위반 혐의가 그나마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새로 개정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위안부피해자법)'도 소급 적용이 불가능해 이번 사건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난 10일 공포된 개정안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금지하고 피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형사처벌은 3개월 뒤인 오는 6월 11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예술·학문·연구·보도 목적의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 교수는 "형법은 행위 시의 법을 적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상의 자유라는 헌법 조항이 있어서 순수한 학문 목적은 처벌할 수 없는 것이 맞다"면서도 "학문 목적이라는 미명 하에 일반에 나와 선동하거나 정치적 의사 표현까지 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도 "학문 목적이 있으려면 정확한 논문이나 연구가 있어야 한다"며 "본인이 학문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시위를 벌이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법조계는 김 대표 사건에는 신설법 적용이 어렵지만, 향후 유사 시위나 SNS 게시물에 대한 억제 효과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제부터는 소급 적용 문제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억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법률의 유효성을 두고 논란이 생길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곽 변호사는 "지금 그런 종류의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나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제한적이나마 억제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