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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토큰'으로 결제한다..은행권, 가맹점 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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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한강' 2단계...스테이블코인 지연 속 은행 주도 디지털화폐 판짜기
배달·쇼핑·보험 등 결제처 확보전 나서...오는 9~10월 본격화 전망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은행권이 예금토큰 활용처 확보 경쟁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디지털화폐(CBDC)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배달·쇼핑·보험 등 활용처 물색을 본격화한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디지털 화폐 시장 선점을 위해 예금토큰 활성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9개 은행은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에 참여한다. 현재 각 은행별로 예금토큰 사용처 발굴에 착수한 상태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지급 수단이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토대로 시중은행이 디지털 예금을 발행하는 구조다. 소비자들은 예금토큰 지갑을 개설한 뒤 예금을 토큰으로 전환해 관련 어플 또는 QR코드로 결제를 진행하는 식이다.

지난해 디지털 화폐(CBDC) 실거래 실험 '한강 프로젝트'의 테스트 매장으로 협력한 세븐일레븐 한 매장에서 디지털 화폐로 결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세븐일레븐]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되는 이번 사업은 최대한 실생활에 가까운 사용처 발굴과 결제 환경 구현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지난해 한국은행이 은행별로 대략적인 활용처를 지정해주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개별 은행들 자체적으로 사용처를 발굴해야 한다.

때문에 충성고객 기반이 탄탄한 결제사·유통사와의 제휴를 확보하기 위한 은행권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예금토큰 결제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고객이 많은 결제처와의 제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PG사인 KG이니시스와 협력해 예금토큰 결제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별도 단말기 교체 없이 기존 가맹점 인프라에서 예금 토큰 결제가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정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 등에서 예금토큰을 활용한다. 신한 SOL뱅크 앱에서 예금을 예금 토큰으로 전환해 배달앱을 비롯해 편의점, 신한EZ손해보험 여행자보험 등 다양한 생활 결제를 지원한다. 특히 신한카드와 연계해 가맹점 결제를 진행, 오프라인으로 활용처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대형 유통업체 등과 접촉하며 결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충성고객 기반을 보유한 유통사를 중심으로 제휴처를 확보, 예금토큰의 오프라인 결제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우리은행 역시 유통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1단계에서 일부 매장에 한해 운영했던 하나로마트 적용 범위를 직영점 전반으로 확대해 예금 토큰 사용처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그 외 기업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아이엠뱅크도 이번 사업에 참여, 예금토큰 사용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의 예금토큰 결제는 이르면 오는 9~10월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상반기 중 전기차 충전시설 등 국고금 집행 사업에 예금토큰을 우선 적용한 뒤 이르면 9월부터 각 은행이 확보한 결제처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단순 결제 뿐 아니라 송금, 생체인증, 예금토큰 자동 입출금 등 기능도 추가한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토큰화 증권 등과 결합해 디지털 자산 결제 수단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실험한다. 비밀번호 입력 없이 지문 등으로 간편하게 결제창에 접근하고, 결제 시마다 예금을 토큰으로 전환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화폐 결제·정산 주도권을 둘러싼 업계 긴장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도 정비가 지연된 사이에 은행들이 실증 사업을 통해 결제 인프라와 사용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결제 시장은 '선점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구조다. 과거 카드업계 역시 초기 가맹점 확보와 이용자 기반 확대에 성공한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예금토큰 역시 초기 확산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결제 시장의 경우 한 번 판이 굳어지면 뒤집기 어려운 구조로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은행이 주도적으로 결제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한층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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