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개정으로 왜곡된 예포·서열 구조 정상화
타 부처 차관 제외…군 중심 예식 기준 재정립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장관 유고 시 지휘권과 의전서열 간 역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45년 만에 '군 의전 체계'를 손질했다.
국방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국방부차관의 의전서열을 장관 다음 순위로 상향하고, 예포 발사수를 기존 17발에서 장관급인 19발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군 예식령'(대통령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1980년 '군 예식령' 개정에서 비롯된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정부는 군 장성에 대한 예우를 일괄 상향하는 과정에서 대장(4성 장군)의 예포를 17발에서 19발로 올렸다.
반면, 국방부차관은 중장급에 해당하는 17발로 조정되면서, 기존에 동일했던 예우 체계가 뒤바뀌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대장은 장관급 예우를 받는 반면, 국방부차관은 중장급 의전서열에 머무르는 구조가 고착됐다.
문제는 이러한 의전서열이 실제 지휘권 구조와 충돌한다는 점이었다. 국방부차관은 장관 유고 시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지만, 의전상으로는 이들보다 낮은 서열로 분류되는 모순이 지속돼 왔다. 실제로 최근 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군을 지휘한 사례는, 법적·실질적 책임과 형식적 의전서열 간 괴리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단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국방부 차관은 군 예식령 개정 이전 기준에서 군 의전 서열상 9위에 위치해 있었다. 이때 서열 1위는 국방부 장관이었고, 그 아래로 합동참모의장이 2위,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각각 3~5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제2작전사령관이 차례로 6~8위에 배치되었으며, 국방부 차관은 이들 대장급 7명 뒤를 잇는 9위로 분류되는 구조였다.
군 안팎에서는 지휘권과 의전서열 간 불일치가 군 통수체계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군 중심으로 과도하게 설정된 예포 및 서열 기준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권위주의적 잔재라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국방부차관의 예포를 19발로 상향하고 의전서열을 장관 바로 아래로 조정함으로써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는 1980년 이전 체계로의 사실상 복원을 의미한다. 아울러 군 예식 기준의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해 군 예식 행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타 부처 차관을 의전서열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방부는 다만 이번 조치가 군 장성에 대한 예우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군인에게 적용되는 기존 예우 기준은 그대로 유지해 사기 저하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지휘권과 의전서열 간 불일치를 해소하고 군 통수체계를 보다 명확히 하는 한편,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합리적 군 의전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