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 약속했던 8회를 지킬 수 있어서 의미 있는 경기"
[대구=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삼성의 '약속의 8회'가 다시 한 번 현실이 됐다. 그 중심에는 '주장' 구자욱의 투혼이 있었다.
삼성은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8회 집중력을 발휘하며 5-2로 승리를 거뒀다. 팽팽하던 균형을 깨뜨린 건 단 한 번의 흐름이었고, 그 시작을 연 선수가 바로 구자욱이었다.

이날 경기는 예상과 달리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삼성 선발 이승현과 두산 선발 최민석이 나란히 호투를 펼치며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을 만들었다. 이승현은 5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고, 최민석 역시 6이닝 1실점으로 맞불을 놓았다. 양 팀 선발이 모두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면서 경기는 7회까지 1-1로 맞선 채 긴장감이 이어졌다.
타선에서는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특히 구자욱은 앞선 타석에서 두 차례나 무사 1, 2루 기회를 맞았음에도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날 스리런 홈런으로 타격감을 과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해결사는 결국 해결사였다. 8회말, 삼성 공격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김성윤이 안타로 출루한 뒤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2루까지 진루하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이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냈다. 그는 몸쪽 깊숙이 들어오는 시속 148km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고, 김성윤이 홈을 밟으며 삼성은 2-1로 앞서 나갔다.

단순한 적시타 이상의 의미였다. 주장으로서 팀의 막혀 있던 흐름을 직접 뚫어낸 한 방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자욱의 플레이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르윈 디아즈의 안타 때 과감한 주루로 3루까지 파고들었고, 이어진 최형우의 짧은 좌익수 뜬공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했다. 완벽한 타이밍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삼성 쪽으로 끌어왔다.
구자욱의 투혼에 자극받은 타선은 더욱 힘을 냈다. 이어 류지혁이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점수 차를 벌렸고, 경기는 사실상 이 한 이닝에서 갈렸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도 주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8회 구자욱의 적시타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나온 류지혁의 홈런이 승부를 결정짓는 장면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구자욱 역시 경기 후 소감을 통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앞선 타석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마지막까지 어떻게 공략할지 계속 고민했다"라며 "결과적으로 팀이 리드를 잡는 안타로 이어져 다행이었다. 팬들과 약속했던 '8회'를 지킬 수 있어서 더 의미 있는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인 주루 상황에 대해서는 "디아즈의 타구 때 우익수 위치를 보고 3루까지 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최형우 선배의 타구는 짧았지만 높이 떠서 송구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홈으로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본인은 아직 만족하지 않았다. 구자욱은 "홈런을 치긴 했지만 완벽하게 맞은 타구는 아니었고, 오늘도 타격감이 완전히 올라왔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더 좋은 타격을 위해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몸 상태는 전혀 문제 없다"며 자신감도 함께 내비쳤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