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적거래 범위 어디까지인지 검토 필요"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들과 문항을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메가스터디 조정식 씨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3일 오전 10시 30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를 받는 조 씨 등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입증 계획과 증거 정리를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어 조 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조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청탁금지법상 시장 거래에 해당하는 유상 거래로 금품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청탁금지법 8조 3항의 정당한 거래 대가에 해당하는 사적 거래이자 채무 이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탁금지법 위반의 고의가 없고 겸직 허가 위반 여부는 사법상 거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공모한 사실도 없고 업무상 배임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2020년 12월 강의용 교재 제작 업체 직원 A 씨에게 현직 교사로부터 영어 문항을 받아오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전·현직 교사 2명에게 영어 문항 제작을 의뢰하고 그 대가로 총 67회에 걸쳐 8351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탁금지법은 사립학교 교원이 직무와 관계없이 동일인에게 1회 100만 원 또는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조 씨에게는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조 씨가 2021년 1월 A 씨에게 "EBS 수능 특강 교재 파일이 정식 판매 전이다. 현직 교사를 통해 미리 받아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현직 교사 B 씨가 출판 전이던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 독해 연습' 교재 파일을 조 씨와 A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청탁금지법 8조 3항의 해석 문제를 제시했다. 박 부장판사는 "정당한 권한 범위의 사적 거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외국 입법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공무원이 유튜브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 그것이 청탁금지법상 금품 수수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사적 거래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규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주어와 서술의 호응이 맞지 않고 교사범 공소사실의 구체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검찰 측에 보완 검토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거 정리를 위해 양측에 추가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피고인 측은 사건과 무관한 증거를 정리해 제출하고, 검찰은 이를 검토해 증거 목록을 재정리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5월 22일 오후 4시 50분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과 관련해 현직 교사 72명, 사교육 업체 법인 3곳, 강사 11명 등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