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23일 수원서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꺾고 AWCL 우승을 차지했다.
- 내고향은 조별리그 완패 팀을 결승에서 꺾고 두 번째 AWCL 챔피언이자 상금 1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 2670명 관중과 공동응원단의 열띤 응원 속에서 김경영이 결승골을 넣고 MVP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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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사상 처음으로 방한한 여자 축구 클럽팀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한국 땅에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내고향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내고향은 2024~2025시즌부터 정식 출범한 AWCL의 두 번째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2000만원)를 손에 넣으며 아시아 여자 축구 최강팀 자리에 올랐다. 준우승한 도쿄 베르디는 50만 달러(약 7억6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우승은 여러 의미를 남겼다. 내고향은 북한 여자 축구 클럽팀 최초로 한국 땅을 밟은 팀이었다. 북한 선수단의 방한은 여자 축구대표팀 기준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며, 북한 스포츠 선수 전체로 보면 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차효심 이후 8년 만이었다.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도 내고향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고, 수원에서 열린 AWCL 준결승과 결승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북한 여자 축구 클럽팀이 경기를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고향의 우승 여정도 인상적이었다. 예선 3경기에서 무려 23골을 넣고 무실점을 기록하며 본선에 오른 내고향은 조별리그에서 도쿄 베르디에 0-4 완패를 당하며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내고향은 8강에서 호찌민시티(베트남)를 3-0으로 완파했고, 준결승에서는 개최팀 수원FC 위민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결승 무대에서 조별리그 참패를 안겼던 도쿄 베르디에 설욕하며 정상에 올랐다.
반면 준결승에서 직전 대회 준우승팀 멜버른 시티(호주)를 3-1로 꺾었던 도쿄 베르디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경기장 분위기는 사실상 내고향의 홈 경기와 비슷했다. 경기장에는 총 2670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2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공동 응원단이 관중석 상당수를 채웠다.
경기장 주변에는 내고향 선수단 방한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결승전에서는 수원FC 위민이 탈락했기 때문에 공동응원단 전체가 내고향 응원에 집중하며, 경기장 S석은 사실상 내고향의 '안방'처럼 변했다. 응원단은 붉은악마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를 개사해 '오 필승 내고향'을 외치고, 막대풍선과 깃발, 내고향 엠블럼을 활용한 응원 도구를 흔들며 선수들을 북돋웠다.

경기 초반 흐름은 도쿄 베르디가 잡았다. 점유율과 패스 플레이를 앞세운 도쿄는 전반 16분 시오코시 유즈호가 왼쪽 측면 돌파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박주경의 선방에 막혔다.
내고향은 특유의 강한 압박과 체력을 앞세운 역습 축구로 맞섰다. 경기 시작 1분도 되지 않아 정금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강하게 몸싸움을 펼치며 기선 제압에 나섰고, 중원에서는 거친 압박으로 도쿄의 빌드업을 흔들었다.
전반 31분에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도쿄 베르디 신조 미하루의 발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리수정 얼굴 부근으로 향했고,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냈다. 이후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은 전반 막판 깨졌다. 전반 44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정금이 몸싸움 끝에 지켜낸 뒤 중앙으로 연결했고, 김경영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경영이 골을 넣자 공동 긍원단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이 환호했다.
준결승 수원FC 위민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렸던 김경영은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대회 득점 공동 선두에도 이름을 올렸다.

후반 들어 도쿄 베르디는 교체 카드를 활용해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내고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4분 정금의 크로스를 김경영이 헤더로 연결하며 추가골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체력 우위를 앞세운 내고향이 역습으로 도쿄를 더욱 괴롭혔다. 후반 24분 김혜영의 크로스를 리명금이 헤더로 연결했고, 이어 김경영의 중거리 슈팅도 나왔지만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도쿄 베르디는 끝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내고향의 촘촘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추가시간까지 리드를 지켜낸 내고향 선수들은 종료 휘슬과 함께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리유일 감독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내고향의 주장 완장을 차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속 결승골을 터뜨린 김경영에게 돌아갔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김경영의 이름을 연호하자, 김경영은 동료들과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리며 기쁨을 나눴다. 공동응원단은 시상식이 끝나고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돌아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