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갤러리 이서가 4일 신진 플랫폼 첫 전시로 화이트큐브 문법 해체를 실험했다
- 5명 작가는 조각·미디어·설치를 통해 서사와 불안·결핍·AI·비가시적 힘을 날카롭게 제기했다
- 전시는 13일까지 성동구 갤러리 이서에서 열리며 주류·비주류 경계를 묻는 장기 프로젝트의 서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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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EK OUT' 개막 조각·미디어·물리 현상 융합
기획팀 'AEEK' 참여, 13일까지 성동구서 진행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정형화된 '화이트 큐브(미술관의 흰 벽면)'의 문법을 깨부수려는 젊은 예술가들의 집단 실험이 시작됐다. 서울 성동구 갤러리 이서에서 4일 개막한 전시 'GEEK OUT! (긱 아웃!)'은 미술계의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제도권의 기준이 무엇인지 직설적으로 묻는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이서가 역량 있는 신진 작가와 기획자를 발굴하기 위해 출범시킨 장기 플랫폼 'ETHER LAB(이더 랩)'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전시장 문을 열면 정돈된 작품 나열 대신 '괴짜 실험실'이라는 테마 아래 완결되지 않은 조형적 질문들이 전면에 배치되어 있다. 실험실의 연구자를 자처한 5명의 작가는 조각과 미디어, 설치를 넘나들며 저마다의 집요한 문제의식을 풀어낸다.

권순한은 본래 시간 예술의 영역인 서사(敍事)를 입체와 공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시도를 선보인다. 그는 만화의 프레임 구조에서 착안해, 조각이 정형화된 틀을 넘어 공간 안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을 탐구한다.
오주성은 기술 문명이 야기하는 현대인의 불안과 점차 사라져가는 사물의 본래적 가치를 포착한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비판적 주제를 날카로운 유머와 위트로 버무려낸 것이 특징이다.
인간 내면의 결핍과 질서에 주목한 작업들도 눈에 띈다. 박한빈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출발점 삼아 빛과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보편적 결핍과 영적 갈망을 시각화했다.
영화감독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안종훈은 인공지능(AI)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다룬다. 영상과 인터랙티브 설치를 통해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데,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스스로 피험자가 된 듯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이지훈은 압력, 온도, 진동, X선 같은 비가시적 물리 현상을 조각의 원리로 끌어들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형태를 결정한다는 그의 발상은 조각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이번 전시는 기획 역시 신진 예술기획팀 'AEEK(박성현·김다음·박서빈·박소연·남경민)'가 맡아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감각을 더했다. 신진 작가뿐만 아니라 신진 기획자에게도 플랫폼을 개방해 예술의 생산 구조 자체를 실험하겠다는 취지다.
갤러리 이서 관계자는 "ETHER LAB은 기존 예술계의 관습에 저항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장기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첫 전시가 던진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화두는 향후 프로젝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기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이달 13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갤러리 이서에서 열린다.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