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스웨덴 의회가 15일 이민자 거주허가를 품행 기준으로 취소할 수 있는 법과 불법체류자 신고 의무 법을 통과시켰다.
- 야당·인권단체는 자의적 기준과 인권 후퇴, 밀고 문화 조성 등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극우 스웨덴민주당 급성장과 연정 영향력 속에 반이민 기조가 강화되며 9월 총선을 앞두고 비유럽계 이민자에 가장 적대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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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스웨덴 의회가 15일(현지 시각) '품행 불량'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이민자의 거주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부문 종사자들에게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가장 친이민적인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됐던 스웨덴이 극우 진영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이민·난민 반대 대열에 본격 가담하는 양상이다.
스웨덴 의회는 이날 일명 '품행 요건(good behaviour) 법안'이라고 불리는 '거주허가를 위한 품행 요건 강화 및 명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음달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 법은 거주허가 신청자 뿐만 아니라 현재 거주자들 가운데 상당수에게도 소급 적용될 수 있다. 거주허가 심사는 스웨덴 이민청이 맡게 되며, 당사자는 결정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
법안은 어떤 행동이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될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스웨덴 정부는 그동안 세금 체납, 범죄 행위, 극단주의 단체와의 연계 등을 예시로 제시해 왔다.
요한 포르셀 이민부 장관은 지난 3월 법안을 제안하면서 "올바른 행동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스웨덴에 계속 머물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당과 인권단체는 이 법안이 자의적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법은 스웨덴 시민에게는 불법도 아니고 처벌 대상도 아닌 행동을 이유로 거주허가가 거부되거나 취소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시민권수호단체(Civil Rights Defenders)도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스웨덴 의회는 또한 공공부문 종사자들에게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신고하도록 요구하는 '밀고자법(snitch law)'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찬성 174표, 반대 172표로 가결됐다.
이 같은 신고 의무 제도는 유럽에서도 유사 사례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국세청과 고용청, 사회보험청 직원들은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과 접촉했다고 판단할 경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교사와 의사, 사회복지사는 신고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제불법체류이민자협력플랫폼의 루이즈 보노는 "스웨덴 인권 상황의 심각한 후퇴"라고 했다.
그는 "보건의료, 학교 등에 대한 예외 조항은 충분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서비스 제공기관, 정부기관, 이민당국 사이에서 정보가 공유될 것이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아예 의료서비스 이용 자체를 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뫼대학의 국제이주 연구자 야코브 린드 박사는 "잔인하고 비효율적인 정책이며 권위주의 국가의 전형적 특징인 밀고 문화를 불러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과 중동 난민 대거 유입으로 반이민 정서가 크게 확산했다. 특히 난민과 이민자들은 스웨덴어를 배우려 하지 않고 직업을 구하지도 않으면서 복지에 의존하는 등 스웨덴 사회에 녹아들지 않아 통합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 범죄율도 크게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급성장했다. 지난 2002년 총선에서 지지율이 1.4%에 불과했던 이 정당은 2010년엔 5.7%, 2018년엔 17.5%, 2022년 20.5%로 폭풍 성장했다. 2022년엔 73석을 얻어 사상 처음으로 의회 제2당에 올라섰다.
연정 구성 협상에서 다른 중도우파 진영의 반대로 내각 참여는 무산됐지만 소수 연정은 대부분의 정책을 스웨덴민주당이 주도하는 데 동의해야 했다. 이른바 '티되 협정'이었다.
현 연정은 온건당(68석)과 기독민주당(19석), 자유당(16석)으로 구성됐다. 총 의석수는 103석에 불과하다. 스웨덴민주당이 없이는 어떤 정책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웨덴 의회의 총 의석수는 349석이다.
가디언은 "이번 법 제정은 오는 9월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이뤄졌다"며 "현 중도우파 연정은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의 지지를 받아 국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웨덴민주당은 유럽 비(非)유럽계 이민자들에게 가장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