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스포츠 국내스포츠

속보

더보기

박지성·이영표·박주호...한국 축구 혁신의 마지막 승부수 걸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박지성이 6일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 나섰다.
  • 정부와 축구계는 축구협회 논란과 월드컵 부진 속 혁신위를 띄웠다.
  • 위원회는 거버넌스와 유소년 등 제도 개혁을 추진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축구가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와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논란 속에서 정부와 축구계가 함께 'K-축구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번 혁신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다. 차기 대한축구협회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국 축구의 구조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손질하기 위한 개혁기구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무엇보다 축구 팬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혁신위원회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지성을 비롯해 이영표, 박주호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들이 정부와 함께 한국 축구 개혁에 직접 뛰어들었다.

선수 시절에는 월드컵과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던 이들이 이제는 경기장이 아닌 행정과 제도 개혁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책임을 짊어졌다.

과연 이들이 한국 축구 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이번 혁신위원회 출범은 단순히 새로운 조직 하나가 생긴 것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 축구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물론 월드컵 한 번의 실패만으로 혁신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부터 행정 운영, 협회 의사결정 구조까지 수년 동안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월드컵 성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팬들의 신뢰는 크게 흔들렸다.

결국 축구계 내부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 역시 축구인들과 함께 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혁신위원회 출범을 결정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출범식에서 박지성 공동위원장의 첫마디 역시 사과였다. 그는 "축구인의 한 명으로 죄송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이 축구에 보내주시는 관심과 사랑을 축구인들도 잘 알고 있었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축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좋은 성적을 냈던 시기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벽에 부딪혔다"라고 진단했다.

이 발언은 이번 혁신위원회의 존재 이유를 가장 잘 보여준다. 단순히 대표팀 감독을 바꾸거나 몇몇 규정을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운영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번을 계기로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스포츠가 나아갈 방향의 선두 주자가 됐으면 한다"라며 "축구 선수 출신으로 책임감을 갖고 참가했다. 전문가들과 함께 행정적으로 실현 가능한 부분까지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특히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논의한 내용이 실제로 실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원회의 성패 역시 결국 이 한마디에 달려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왜 박지성과 이영표, 박주호를 혁신위원으로 선택했는지 직접 설명했다.

최 장관은 "축구인들이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원칙은 처음부터 확고했다"라며 "부당함에 맞서 정정당당하게 분노를 표출하신 분들, 국민적 신뢰와 축구계 신망을 얻고 계신 분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분들로 세 사람을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단순한 인선 배경 설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 가운데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이해관계였다. 누가 협회를 운영하느냐보다 누구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느냐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번 혁신위원회는 차기 회장 선거와 거리를 둔 인물들을 중심으로 구성함으로써 권력 경쟁이 아닌 제도 개혁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세 사람은 모두 선수 시절 명성만으로 선택된 인물들도 아니다. 박지성은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사회공헌위원회 위원,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 등을 맡으며 국제 행정과 국내 시스템을 모두 경험했다.

이영표 역시 강원FC 대표이사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울산 HD 사외이사 등을 거치며 선수 출신 행정가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행정과 구단 운영 경험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한국 축구인으로 평가받는다.

박주호 역시 은퇴 이후 유소년 육성과 축구 행정 개선에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특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의 운영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의사결정을 정면으로 지적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인물들이다. 특히 박지성과 이영표는 지도자보다 행정가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한국 축구를 바꿀 차세대 리더"라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협회장 선거 대신 혁신위원회 참여를 택했다. 당장의 권력을 잡기보다 시스템을 먼저 바꾸겠다는 선택이다. 혁신위원회가 맡게 될 과제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위원회는 한국 축구 거버넌스 개선을 비롯해 유소년 육성 시스템 개편, 지도자 교육, 심판 운영,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첨단 기술 시스템 구축, 선수 보호 정책, K리그와 대표팀의 연계 강화 등 한국 축구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논의한다.

이는 단순히 국가대표 성적을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대표팀은 결국 한국 축구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유소년 육성이 흔들리고, 지도자 교육이 정체되고, 협회 행정이 신뢰를 잃는다면 대표팀 역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축구 선진국들이 꾸준히 시스템 개혁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혁신위원회 출범만으로 한국 축구가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아무리 훌륭한 개혁안이 나오더라도 차기 대한축구협회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혁신위원회는 또 하나의 자문기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이번 논의가 실제 제도 개편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축구는 오랫동안 지적돼 온 구조 인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이 "논의보다 실행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 시절 그들은 한국 축구 최초의 원정 월드컵 16강을 만들었고,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제 그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가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K-축구 혁신위원회'가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조직으로 끝날지, 아니면 한국 축구를 바꾸는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기록될지는 이제부터 시작될 실행 과정이 답을 보여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한국 축구는 더 이상 과거의 성공만으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시대를 맞았다. 그리고 그 변화의 첫 페이지를 쓰는 역할을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등 한국 축구의 레전드들이 맡게 됐다.

 

wcn050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