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유권자 파일 2억 2000만건 확보
정보당국 "외국 세력 결과 변경 증거 없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중국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다시 제기하며 선거 보안 문제를 핵심 정치 쟁점으로 띄웠다. 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세력이 당시 대선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평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한 25분간의 황금시간대 연설에서 기밀 해제한 정보 문서를 공개하며 "미국 선거 인프라의 충격적인 취약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2020년 대선 과정에서 미국 유권자 파일 2억 2000만건을 확보했으며, 이름과 주소 등 유권자 등록 관련 정보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중국의 활동 규모를 축소하거나 은폐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연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보안을 주요 정치 쟁점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화당은 현재 의회 내 근소한 다수당 지위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의원들에게 유권자 신분증 제출과 시민권 확인을 의무화하는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merica Act)' 처리를 재차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투표 시 사진 신분증 제출과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미국 시민권 증명을 요구하고 우편투표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 美 정보당국 "중국, 2020년 대선 결과 변경 증거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미국 정보공동체의 기존 평가와 배치된다.
미 정보당국은 2021년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나 다른 외국 세력이 2020년 대선에서 유권자 등록, 투표용지, 개표, 결과 발표 등 선거 과정의 기술적 요소를 변경하려 했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 유권자 정보와 정치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활동은 벌였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비밀 개입 작전은 추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측도 반박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 류창은 "중국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공개 문서 일부는 오히려 트럼프 주장과 달라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자료가 미국 선거 시스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문서는 그의 주장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공개 자료에는 미국이 아닌 베네수엘라 선거 관련 문서도 포함됐으며, 다른 문서에는 "투표 집계 시스템은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로 광범위하게 조작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담겼다.
CIA 문서 역시 중국 정보기관이 바이든 캠프를 겨냥한 활동을 벌였다는 내용을 포함했지만, 중국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바꾸기 위해 비밀 개입을 시도했다는 판단은 담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미 정보기관들은 중국이 2020년 대선에서 단 한 표라도 바꾸려 시도하지 않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비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