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스페인 산체스 총리가 31일 세우타를 방문해 대규모 불법 이민 사태를 점검했다.
- 이탈리아·핀란드·프랑스가 스페인 솅겐 자격 정지와 국경 검문 강화 등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 스페인 대법원 판결과 모로코의 보복 가능성이 세우타 이민 폭증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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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하루 동안 수천~수만 명 난입… 로이터 "19명 사망"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대륙 북쪽 끝자락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Ceuta)에 이민자들이 대거 진입한 사태를 계기로 불법 이·난민 이슈가 유럽의 주요 현안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탈리아·핀란드 등 일각에서는 스페인의 '솅겐(Schengen) 회원국' 자격 정지를 거론하고 나섰다.
솅겐 조약은 유럽 국가들이 회원국 간 국경 검문을 없애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체결한 조약이다. 회원국 어느 한 곳에 일단 입국하면 그 이후에는 어느 나라라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1985년 프랑스와 서독,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5개국이 처음 체결했고, 이후 회원국이 늘어 현재는 29개국이 가입해 있다. 1995년 정식으로 시행에 돌입했다.
30일(현지시각) 세우타에는 수천~수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일제히 바다와 육로를 통해 국경을 넘어 진입했다.
세우타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 남단과 마주보고 있는 곳이다. 북아프리카 국가인 모로코의 북쪽 끝에 꼭지점처럼 튀어나온 곳이다.

■ 이탈리아 "특별 조치 취할 것"… 스페인에 대한 솅겐 회원국 자격 정지 거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리는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 대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의 솅겐 자유이동권역 참여를 정지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스페인 외무부는 31일 스페인 주재 이탈리아 대사를 초치해 멜로니 총리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스페인 외무장관은 멜로니 총리의 발언이 "편향적인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멜로니 정권은 유럽에서 가장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중 하나로 꼽힌다. 불법 이민 차단을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반면 스페인의 중도좌파 페드로 산체스 정권은 이민에 대해 유럽에서 가장 관대한 정부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와 핀란드에서도 이탈리아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취지의 입장이 나왔다.
우파 정당 소속인 마리 란타넨 핀란드 내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스페인은 솅겐 지역의 외부 국경을 보호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며 "모든 EU 회원국은 스페인이 솅겐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키자는 이탈리아의 제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국경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는 솅겐 회원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로랑 누녜즈 프랑스 내무장관도 "스페인 국경에서의 검문을 즉시 강화하라는 지시를 이미 내렸다"고 밝혔다.

■ 이민자 송환 금지 결정한 스페인 법원 판결이 도화선?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으로 최근 공개된 법원 판결을 지목했다.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대법원은 2023년 3월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헤엄쳐 들어오려다 스페인 시민경비대 경비정에 의해 붙잡힌 한 알제리 국적 남성에 대해 "바다를 헤엄쳐 세우타에 도착한 이민자에게는 즉시 송환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즉시 송환은 국경 울타리(철책)를 불법으로 넘은 사람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판결 내용은 지난 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세우타에 불법 입국을 해도 즉시 추방당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이민자와 밀입국 브로커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다고 스페인 정부는 보고 있다.
모로코가 최근 스페인과 알제리의 관계 개선에 대해 보복을 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제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북아프리카 담당 국장 리카르도 파비아니는 "스페인의 산체스 총리가 열흘 전 모로코의 이웃이자 경쟁국인 알제리 수도 알제를 방문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단계를 선언했다"며 "이번 세우타 난입 사태는 모로코의 보복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마드리드 현대아랍연구센터 소장 하이잠 아미라 페르난데스는 "모로코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세우타로 이동한 것은 모로코 당국이 사전에 알지 못했거나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21년의 재연?… 스페인 또 다시 이민 위기
30일 세우타 해변에는 티셔츠 차림이나 잠수복을 입은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상륙한 뒤 도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세우타 시정부 관계자는 "오늘 아침 국경이 무너졌다.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많을 때는 분당 약 200명이 들어왔다"고 했다.
스페인 국가안보부는 내무부 발표를 인용해 24시간 동안 4만9000명 이상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웹사이트에서 삭제되었으며, 즉각적인 설명은 없었다.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시장은 "이미 이민자 수용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수백 명이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바다에서 최소 19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했다.
스페인 정부는 "군이 치안 업무를 수행하는 세우타 시민경비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시민경비대원 60명을 추가 파견하고 잠수요원 8명과 지원 선박도 보내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는 "불법 입국자들을 가능한 한 빨리 추방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내무장관과 함께 31일 세우타를 방문하기로 했다.
이번 이민자 대규모 유입은 2021년 위기를 연상시킨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시 하루 동안 약 6000명의 이민자가 세우타로 들어왔다. 스페인 역사상 하루 기준 최대 규모 이민자 유입이었다.
당시 스페인이 서사하라 독립운동 단체 폴리사리오 전선의 지도자 브라힘 갈리의 입국과 치료를 허용했는데 모로코는 이를 자국에 대한 적대 행위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모로코는 세우타에 대한 국경 통제를 완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