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에넥스가 12일 M&A 전문가 측에 경영권을 넘겼다
- 인수조합은 차입과 외부조달로 115억원을 마련했다
- 시장서는 무자본 M&A와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계약금 전액 차입…대표조합원 과거 CB·부실 전력
"자산 활용 목적 우려…잔금 납입 후 행보 주시해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50년 전통의 '가구 명가' 에넥스가 새 주인을 맞게 됐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회사의 존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주인인 인수조합의 핵심 인물이 가구업과 무관한 M&A(인수합병)·투자 전문가인 데다, 그가 과거 거쳐 간 상장사들이 잦은 전환사채(CB) 발행과 자본잠식 등 극심한 재무 부실을 겪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약 115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상당 부분이 외부 차입과 불확실한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활용한 자금 회수 등 전형적인 '무자본 M&A' 방식의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50년 가구 명가 에넥스…M&A 전문가 품으로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넥스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을 M&A·투자 전문가 측에 넘기기로 하면서, 향후 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인수 주체인 에넥스미래성장조합의 한일주 대표조합원이 거쳐간 과거 상장사들에서 잦은 사채 발행과 재무 부실화 등이 반복됐던 만큼, 인수 이후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말 박진규 에넥스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8인은 에넥스미래성장조합에 보유 지분 28.48%를 넘기는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0억원이 선지급된 상태로, 내달 4일 약 105억원의 잔금 납입이 완료되면 에넥스미래성장조합이 새 주인으로 올라서게 된다.
에넥스미래성장조합은 한일주 씨와 지씨엘범어제니스(주)가 각각 50%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된 민법상 조합으로, 대표조합원은 한 씨가 맡고 있다.
문제는 한일주 씨와 지씨엘범어제니스(주) 모두 에넥스의 본업인 가구 분야 전문성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한 씨는 자본시장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해 온 인물이며, 지씨엘범어제니스 역시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더구나 에넥스미래성장조합은 계약금 10억원 전액을 트리마조합 외 4인으로부터 차입했으며, 잔금 약 105억원 역시 신규 조합원 출자금으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차입금이나 외부 조달로 상장사를 인수한 뒤 피인수기업의 CB 발행이나 보유 자산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회수하는 전형적인 '무자본 M&A' 패턴과 부합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구 제조·유통업을 선도해 온 전통 제조업체에 동종업계 기업이 아닌 투자 전문가와 부동산업체가 새 주인으로 들어오는 것은 시장에 결코 긍정적인 시그널이 아니다"며 "본업 체질 개선보다는 상장사가 가진 부동산 자산과 금융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CB 발행이나 무분별한 신사업 추가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인수 이후 본업과 무관한 정관 변경이나 사채 발행 등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활용한 자금 회수 시도가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잦은 사채 발행과 복잡한 차입…재무 부실화 전력 '재조명'
대표조합원인 한 씨의 과거 행적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일주 씨는 과거 에스디시스템, 세토피아(구 바이오닉스진·한류에이아이센터) 등 복수의 상장사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나, 이들 기업은 재직 당시 잦은 CB 발행과 무리한 자금 조달 끝에 극심한 재무난을 겪었다.
한 씨는 지난 2018년 3월 세토피아의 전신인 닉스테크가 바이오닉스진으로 상호를 바꿀 당시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자본시장에 본격 등판했다. 같은 해 12월 회사가 한류에이아이센터로 재차 사명을 변경한 이후에도 각자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며 경영 전반을 이끌었다.
그러나 한 씨의 재임 기간 동안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2018년 약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제8회, 제9회 등 사모 CB를 잇따라 발행하며 연명하는 구조를 보였다.
에스디시스템에서도 역시 복잡한 자금 거래 정황이 포착된다. 에스디시스템은 지난 2021년 모자이크홀딩스와 아리바인베스트조합 등으로부터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는데, 당시 한 씨는 아리바인베스트조합의 자금 집행 권한을 가진 인물이었다. 자본시장에서는 이 같은 복잡한 차입 관계와 순환식 자금 거래가 기업의 실질적 재무 건전성을 가리고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본업의 체질 개선보다 금융적 자금 조달에 치중하는 방식은 기업의 실질적 가치를 훼손하고 인수 세력의 사익 추구로 귀결될 위험이 크다. 현시점의 계약 체결 자체보다 잔금 납입 이후 단행될 에넥스의 경영 행보를 더욱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는 "인수 주체 대표인 한일주 씨의 과거 이력을 볼 때 시장의 우려가 불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시점부터 이뤄질 후속 경영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 배경과 인수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주가치 훼손 리스크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에넥스 측에 문의했으나, 아무 답변을 얻지 못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