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SEC가 13일 데이터센터 유동화 규제를 완화했다.
- 엔비디아는 월가와 5000억달러 AI 플랫폼을 추진했다.
- AI 투자 자금이 주식서 채권시장으로 번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엔비디아·월가, 5000억달러 AI 인프라 금융 플랫폼 구축
데이터센터 ABS 발행 급증…"AI 붐 꺾이면 부채 부실화" 우려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월가의 대규모 자금조달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부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에 기존 자산유동화증권(ABS)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데 이어, 엔비디아(NVDA)는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과 손잡고 5000억달러(약 690조원) 이상의 민간 자금을 AI 인프라로 끌어들이는 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AI 투자 경쟁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채권·유동화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 SEC, 데이터센터 유동화 규제 부담 낮춰
로이터에 따르면 SEC는 최근 로펌 레이섬앤드왓킨스의 질의에 답한 서한에서 특정 형태의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에서 발행되는 채권을 법률상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거래는 ABS 발행사에 적용되는 일부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위험보유' 규정이다. 현행 규정은 일반적으로 ABS 유동화를 주도한 사업자가 해당 거래의 신용위험 가운데 최소 5%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매한 뒤 발행사가 위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SEC가 일부 데이터센터 유동화 채권을 ABS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이 같은 규제 부담이 줄어들 수 있게 됐다. 데이터센터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본을 덜 묶으면서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셈이다.
◆ 데이터센터 ABS 1년 새 두 배 이상 증가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 데이터센터 유동화 시장은 이미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데이터센터 ABS 신규 발행액은 92억5000만달러로, 2024년 39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S&P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미국 데이터센터 ABS 발행사는 15곳이며, 채권 잔액은 230억달러를 넘어섰다. 해당 거래의 기초 자산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데이터센터 93곳이 포함돼 있다.
시장 성장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업체 JLL은 데이터센터 ABS와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발행액이 2020년 이후 거의 매년 두 배씩 증가해 왔다며,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ABS·CMBS 발행 규모가 5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LL은 전통적인 은행의 자본만으로는 데이터센터 산업의 급격한 성장을 계속 지원하기 어렵다며 ABS와 CMBS가 새로운 자금 공급원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입장에서는 시설의 소유권과 운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증권화를 통해 보험사·연기금 등 더 넓은 투자자층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자금 수요 자체도 막대하다. JLL은 AI와 클라우드 확대로 2026~2030년 전 세계에서 약 100기가와트(GW)의 데이터센터 용량이 새로 추가돼 현재 규모가 사실상 두 배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액은 약 3조달러로 추산했다.

◆ 엔비디아·월가, 5000억달러 AI 금융 플랫폼 구축
여기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AI 인프라 금융시장도 만들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I 컴퓨팅 인프라를 위한 독립적인 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최근 밝혔다. 목표는 5000억달러 이상의 제3자 자본을 동원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구상이 엔비디아의 고객들이 AI 칩과 컴퓨팅 인프라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AI 기업이나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고가의 GPU를 한꺼번에 구매하기 어려운 만큼 월가의 자금을 끌어들여 장비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금융상품으로 전환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중요한 변화다. 과거에는 고객사가 자체 자금이나 은행 대출을 확보한 뒤 GPU를 구입했다면, 앞으로는 금융회사들이 AI 컴퓨팅 설비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면서 엔비디아 제품을 살 수 있는 고객의 자금조달 능력 자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 AI 투자 붐, 주식 넘어 채권시장으로
AI 투자 확대에 따른 차입 증가는 이미 기존 회사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말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기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서 회사채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권 공급 증가로 일부 빅테크 회사채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등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결국 AI 투자 경쟁의 자금줄이 기업 현금에서 은행 대출과 회사채, 데이터센터 ABS·CMBS, 장비 금융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셈이다. SEC의 이번 해석은 이런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를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을 낮춰 시장 확대를 더욱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 부채 급증·'순환 금융' 우려도
다만 데이터센터 금융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위험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관련 채권은 향후 임대료와 시설 가동률, AI 컴퓨팅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자금이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AI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빨리 식거나 데이터센터 공급이 수요를 웃돌 경우 현금 흐름이 줄면서 채권 가격과 담보 가치가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
AI 산업 내부에서 자금이 서로 돌고 도는 '순환 금융(circular financing)' 문제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최근 분석 기사에서 일부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25년 하이퍼스케일러 매출의 절반 이상과 반도체 업체 매출의 거의 전부가 광범위한 순환 금융 구조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AI 기업과 투자자, 반도체 업체, 데이터센터 사업자 사이의 금융 연결고리가 강해질수록 투자 확대 국면에서는 성장을 증폭시키지만, 반대로 AI 수요가 꺾일 경우 충격 역시 금융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월가의 역할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JLL이 전망한 3조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 올해 최대 500억달러로 예상되는 ABS·CMBS 발행, 엔비디아와 월가가 추진하는 5000억달러 이상의 AI 금융 플랫폼에 SEC의 규제 불확실성 완화까지 맞물리면서 AI 투자 붐의 중심축이 기술산업에서 신용·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