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서 종전 논의를 언급했다.
- 정부는 이를 원칙적 입장 재확인으로 해석했다.
- 종전선언·4자회담 추진 의지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북핵 해결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원론적 수준
李 대통령, 한반도 문제에 신중·현실적 인식 반영
원칙 재확인...제안이나 정책 변화로 보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한국 전쟁 종전 논의'가 화제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다. 이를 두고 언론과 정치권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시도했던 '종전선언'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집권 2년 차의 이재명 정부가 본격적으로 한반도 정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비핵화보다 평화체제 논의를 먼저 시작하자는 제안이라며 정부 정책의 획기적 변화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5일 업무보고에서 9월 유엔 총회와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남·북·미·중 4자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보고한 것과 연관시켜 이 대통령이 정 장관의 구상을 승인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부가 한반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뭔가를 시작할 것이라는 해석은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 대통령의 경축사는 지금까지의 한반도 문제 관련 언급과 큰 차이가 없는 원칙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꾼다는 것은 곧 평화협정 체결을 의미한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북핵 문제를 풀고 전쟁 방지 메커니즘에 합의해야 한다. 남과 북이 육상·해상 경계선을 확정하고 복잡한 평화유지 방안에 합의한 뒤 조약을 체결해야 이뤄진다. 여기에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북·미 관계 정상화까지 포함된다. 이 과정에 정전협정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4자 대화가 새로울 것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협정 체결이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북핵을 그대로 두고 평화체제가 수립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이 불법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 수교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북핵 문제가 이미 해결된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까지 매달렸던 종전선언도 평화체제의 한 부분이다. 종전선언이 평화체제를 앞당기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종전선언은 평화체제에 필수 요소가 아닌 부속 요소일뿐이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단계까지 갔다면 종전선언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세리머니'에 불과하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전쟁 종식, 평화체제 수립, 평화협정 체결, 북한 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 평화공존은 표현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진 동의어다. 이 대통령이 말한 '오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 간 논의 시작'은 곧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말인 동시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말과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언급이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지는 매우 관심을 끄는 사안 중 하나였다. 남북관계 진전과 대북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이번 경축사에 종전선언 재추진 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여당의 이른바 '자주파'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동영 장관이 업무보고에서 다양한 대북 구상을 소개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경축사는 평화체제와 종전 논의, 4자 회담 등을 언급해 새로운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이 대통령 경축사는 통일부 업무보고에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신중을 당부한 것과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곧 이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 인식이 매우 신중하고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문재인 정부와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 경축사는 종전선언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미도 아니고 4자 회담을 열자는 공식 제안도 아니며, 한반도 정책의 방향 전환도 아니다. 남북 관계 단절과 적대 구도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제기할 수는 있겠으나, 신중하고 현실적인 접근을 하겠다는 의도를 오독해서는 곤란하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