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최태원 SK 회장이 2일 일본서 투자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 답했다.
- 일본은 HBM 생산기지 확보 기대 속에 합작공장설을 키웠다.
- SK는 확정 투자 없다고 했고 국내·미국 증설을 우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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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연대 앞장선 최태원…AI·반도체 협력 강조에 日 기대감
TSMC 유치·라피더스 육성에도 HBM은 약점…SK하이닉스에 기대
미야기현 유치전·키옥시아 연결고리…실제 공장 건설은 "별개 문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SK하이닉스의 현지 투자설이 연일 확산하고 있다. 일본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원론적인 발언이 현지 공장 건설이나 키옥시아와의 공동생산 등 구체적인 투자설로 확대되면서 SK 측이 잇따라 선을 긋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이 최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는 것은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공급망에서 부족한 마지막 퍼즐과 맞닿아 있다. 일본은 TSMC 유치와 라피더스 육성을 통해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키옥시아와 마이크론을 통해 낸드와 D램 생산거점도 갖췄다. 반면 AI 가속기의 핵심으로 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생산거점이 없다.
여기에 한일 경제연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최 회장의 행보까지 맞물리면서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확대 기대와 연결돼 투자설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원론적 답변이 합작공장설로…SK "확정된 투자 없어"
3일 SK그룹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최 회장의 일본 관련 발언을 계기로 SK하이닉스의 현지 합작공장 건설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SK 측은 "합작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관심은 한일 경제협력 못지않게 SK그룹 회장으로서 최 회장이 일본에 반도체 투자를 단행할지에 쏠렸다.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회의 현장에서도 블룸버그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미야기현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 있느냐",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최 회장은 이에 "현재 검토 중이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We are in the process of studying. As soon as we finish, I'll let you know)"고 답했다. SK그룹은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특정 지역의 공장 건설이나 합작투자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 2일 최 회장이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키옥시아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투자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 발언이 키옥시아와의 공동생산이나 일본 내 신규 투자 가능성으로 확대 해석되자 SK 측은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다시 선을 그었다.
◆ 한일 경제연대 강조한 최태원…日 기대감 키웠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원론적인 발언까지 구체적인 투자설로 이어지는 배경에 SK하이닉스를 자국 반도체 공급망에 끌어들이려는 일본의 높은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최 회장이 국내 재계에서 한일 경제연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온 인물 중 하나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일본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 학계 등을 아우르는 상설 협력 플랫폼인 '빅 텐트' 구축을 제안하고 AI와 반도체를 핵심 협력 분야로 꼽았다.
이번 한일상의 회의에서도 "각자의 시장과 산업을 따로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시장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경제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한일 경제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국내 대표 기업 총수가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최 회장의 발언을 실제 투자 가능성과 연결해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 TSMC·라피더스 갖춘 日…'HBM 퍼즐'에 SK하이닉스
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건 전략도 SK하이닉스 유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일본은 막대한 정부 지원을 앞세워 대만 TSMC를 구마모토에 유치하고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라피더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키옥시아와 마이크론의 일본 내 투자에도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떠오른 HBM은 일본 반도체 공급망의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키옥시아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미국 마이크론이 히로시마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지만 HBM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대규모 생산거점은 없다.
이 때문에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일본 입장에서 매력적인 유치 대상이다. SK하이닉스 생산거점을 확보할 경우 첨단 로직과 낸드, D램에 이어 HBM까지 AI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축을 자국 안에 갖추는 동시에 강점을 가진 반도체 소재·장비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방정부도 적극적이다. SK하이닉스 투자 후보지로 거론된 미야기현은 부지와 전력·용수, 인력 등 투자 여건을 내세워 반도체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기대가 전혀 근거 없는 것도 아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 지분을 간접 보유하는 등 일본 반도체 업계와 이미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향후 생산이나 연구개발(R&D), 공급망 등에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일본이 투자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과 실제 공장 건설은 별개의 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에 이어 용인까지 국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인디애나에도 HBM 첨단 패키징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에 추가 생산시설을 구축하려면 고객 수요와 투자 규모, 인력·인프라, 정부 지원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다"며 "일본 역시 AI 메모리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는 필요성이 큰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최 회장의 발언 하나하나에 투자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