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시가 15일 청년 AI 사다리 사업을 추진했다
- 청년 86.7%가 호응했지만 시의회는 예산을 삭감했다
- 서울시는 본예산에 다시 반영해 격차 해소를 노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AI를 쓸 것인가'를 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AI(인공지능)가 일상과 업무에 보편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어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특히 사회 진입 단계에서 자신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이를 증명해야 하는 청년층의 변화가 눈에 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 10명 중 7명 이상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사용했다. 무료 서비스와 비교해 성능이 강화된 유료 서비스를 선택하는 청년도 상당수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2030세대 10명 중 3명 가량이 생성형 AI 유료 모델을 구독했다. 경제적 부담으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청년이 있는 반면, 매달 100만원 이상을 AI 구독에 지출하는 청년이 존재한다. 청년 개개인마다 AI 활용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제각각이다.

서울시의 '청년 AI 사다리' 사업은 유료 서비스를 자유롭게 쓰는 청년과 무료 기능에만 머무는 청년 간 '경험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서울시는 AI를 '기본권'으로 정의하고, 19~29세 청년들에게 생성형 AI 이용권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내용의 사업을 마련했다. 수준별 AI 교육, 프로젝트·멘토링 등 실전 경험, 취·창업 연계 등 지원도 포함했다. 우선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청년 50만명을 대상으로 AI 이용권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가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청년몽땅정보통 회원 64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업 수요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정책 수요가 명확하다. 청년 AI 사다리 사업 참여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 2030세대의 53.8%(3482명)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32.9%(2128명)은 "그렇다"는 답을 내놓았다. 전체의 86.7%가 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관심 있는 사업내용(복수응답)으로는 'AI 이용권 제공(71.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AI 활용법 교육(51.3%)', 'AI 공인 자격 취득(35.8%)', '상황별 AI 프롬프트 팩(34.8%)', '취·창업 연계지원(30.8%)' 등 순이었다. 청년들이 AI 모델 구독료 지원에 가장 큰 호응을 보인 것이다. 지난달 18일 서울시가 진행한 'G3 서울 기획위원회 청년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대학생들도 AI 구독료 지원이 개인·대학간 인프라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사업은 시작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는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청년 AI 사다리 시범사업에 사용할 예산(56억2500만원)을 포함했지만 서울시의회는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이용권을 지급하는 것만으로 청년의 실질적인 디지털 역량 향상을 담보할 수 있는지, 정책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청년 AI 이용권 지급이 본예산이 아닌 추경을 편성하면서까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사안인지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정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많다는 점에서, 시의회의 고민도 이해가 간다.
다만 'AI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의 '2024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월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 계층의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률은 38.7%로 200만원 미만 계층(12.1%)보다 3.2배 높았다.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경제력에 따른 AI 활용 격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격차가 고착되기 전에 개입하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서울시 조사에서 나타나듯, 다수 청년들이 AI 이용권 지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청년 AI 사다리 도입은 훗날로 미뤄도 될 정책이 아닌, 청년들이 체감하는 현실의 과제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예산 삭감으로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당초 서울시는 시범사업 추진을 전제로 여러 국내외 AI 기업과 계약 조건을 논의해왔다. 대규모 계약을 통해 유료 서비스 구독 단가를 시중 가격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청년들에게 제공한다는 구상이었다.
기업들도 대규모 공공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구독료 할인에 더해 사업 참여 청년을 대상으로 한 본사 방문과 인턴십 기회 제공 등 혜택을 제안했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무산되면서 협상 환경도 달라졌다. 기업들이 종전과 동일한 수준의 가격과 부가 조건을 제시할지 불확실해졌다.
이미 추경 예산은 삭감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삭감의 옳고 그름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 내년도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이 사업의 필요성을 다시 제대로 설명하는 일이다. 서울시는 추가적인 정책 수요조사를 준비 중이다.
앞서 진행했던 조사에서 문항을 더욱 보완했다.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청년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 시의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후부터 내부적으로 '청년 AI 사다리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TF에서는 기존 서울시 정책과 AI 사다리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시는 AI 기업들과의 계약 관련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예산 삭감을 사업의 좌초가 아닌,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가 청년들이 오를 수 있는 'AI 사다리'를 세우기를 바라본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