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부산시립미술관이 17일 2년 리노베이션 끝 재개관했다.
- 469억원 들여 공간과 시설을 전면 혁신했다.
- 재개관전 4건을 내년 봄까지 선보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8개국 9개 미술관 협의체와 공동기획한 '퓨처 뮤지올로지'전 주목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전후 현실을 미술로 조망한 국내 전시도 개막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지난 1998년 건립되었던 부산시립미술관이 최근 기둥 등을 제외하고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2년간 단행했다. 그리곤 9월 17일 지하 2, 지상 3층에 연면적 2만2300㎡(약 6745평) 규모로 다시 개관했다. 몇차례 부분적인 노후시설 공사를 단행했던 미술관은 이번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고, 예산도 469억원이나 썼다.

지난 2023년초 일본이 낳은 글로벌 스타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무라카미 좀비'전 때 천정 누수와 결로 현상 때문에 작가 스튜디오로부터 항의도 받고, 6개월이었던 전시일정이 축소되는 등 고초(?)를 겪은 것을 딛고 이번에 작심하고 전체 리노베이션을 시행한 것.
특히 최근들어 컨템포러리 미술관이 단순히 작품을 소장, 전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간에 머물며 공감각적 체험을 해보는 미술관으로 변모하고, 미술관에서 각종 쇼와 파티 등의 이벤트가 이뤄지는 것에 맞춰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대대적인 공간혁신을 꾀했다.
또 미술관의 야외 조각공원이라든가 카페와 식당을 찾아 여유를 즐기는 것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되면서 시민을 위한 카페와 야외공원 등 휴게공간을 업그레이드하고 확충했다. 이와함께 소장품 보존을 위한 수장고 확충및 항온항습 시스템 개선, 전시장 통합개편 등 미술관 주요 시설도 전면 개선했다.
이렇듯 대대적인 공간 혁신을 단행해 부산의 새로운 아트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난 부산시립미술관이 그렇다면 핵심이라 할 컨텐츠는 과연 일신했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에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 관장은 "지난 2년간 우리 미술관은 국내 미술관 사상 가장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공사를 단행했다. 완전히 문을 닫고 전면적으로 공사한 사례는 없었던 걸로 안다"며 "이를 통해 지하 2층, 지상 3층에 과거 '소장과 전시'에 촛점이 맞춰졌던 전통적인 미술관과는 달리, 미래지향적 공간, 새로운 예술을 담는 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기다렸던 재개관에 맞춰 국제성과 지역성, 공간과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4건의 재개관 특별전을 17일 동시개막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를 뛰어넘어 시민과 사회, 기술과 자연이 연결되고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성격의 전시로 꾸몄다."고 했다.
미술관측은 새 미술관의 메인전시실인 1,2,3전시실은 학예연구실의 자체 기획전시와 함께 ▷해외 기관및 기획자와의 협업을 통한 국제교류전 ▷국내 기관및 기획자와의 협업 등 국내기획전 ▷다학제·다장르·다계층의 융합기획전 ▷유명작가 개인전(예: 이우환과 그 친구들전) 등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8개국 9개 뮤지엄과 협력한 '퓨처 뮤지올로지'
재개관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인 '퓨처 뮤지올로지(FUTURE MUSEOLOGY)'다.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의 8개 해외 미술관과 협력한 전시다. 국내에서는 부산시립미술관과 아트센터나비가 참여했다. 미술관 학예팀은 이들 국내외 미술관과 협의체를 만들어 함께 네트워킹하며 미술관이 사회와 관계를 맺고, 공공의 장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퓨처 뮤지올로지'전에는 오스트리아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독일의 ZKM, 호주의 ACMI, 스페인의 TBA21-Academy, 타이완의 C-LAB, 태국의 카오야이 아트포레스트(Khao Yai Art Forest), 중국의 CAFA Art Museum China가 참여했다. 또 한국의 아트센터 나비도 특별 기관으로 참여했고, 부산시립미술관은 호스트 기관으로 참가했다.

이들 8개국 9개의 미술관은 동시대 미술관이 맞닥뜨린 '전환'의 시점을 함께 탐구하며 이번 부산시립미술관 재개관에 맞춰 새로운 프로젝트로 뮤지엄의 새 비전을 모색했다. 협의에서는 미술관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규정하기 보다,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실천을 통해 시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여기서 인식론, 기술, 생태는 독립된 주제가 아니라 서로 얽히고 교차하며 새로운 실험을 열어간다. 그 실험은 전시 자체로 이어져 파격성과 전위성을 품은 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따라서 고여있는 전시라기 보다는 움직이며 서로 뒤섞이며 또다른 질서와 생명력이 탄생했다. 국내외 미술관 협의체와 공동 기획해 Superflex, Jonas Lund, Oliver Beer, Musquiqui Chihying 등 20여 명의 작가가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탐구하거나, 인간과 기술, 이주와 다문화, 자연과 인류세, 인공지능과 미래 등을 탐구한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장르와 테마가 확연히 다르고, 개성도 다른 프로젝트가 1전시실 너른 공간에 동시에 구현돼 다소 어지럽고 산만하지만 세계 각지의 컨템포러리 뮤지엄과 기관들은 작품과 기술, 작가와 기관, 환경과 관람객이 관계 맺으며 그 의미와 방향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시도를 펼쳤다.
전세계 아홉 미술관의 프로젝트를 한자리에 모은 임은민 학예연구사는 "30여년 전 New Museology는 예술의 자율성과 저자성, 제도의 권위, 지식의 중립성이란 오랜 전제에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들은 아직 유효하지만, 그 사이 미술관을 둘러싼 지형이 크게 달라졌다. 오늘날 미술관은 자체로 하나의 실험의 장이 되어,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기술이 우리의 감각과 관계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또한 몹씨 위태로워지는 생태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다."며 '이번 '퓨처 뮤지올로지'는 그 질문에 대한 저마다의 답이다."라고 했다.
이를테면 오스트리아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인간됨을 협상하기'라는 타이틀 아래 AI시대의 지식, 신념, 그리고 진실의 향방을 묻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즉 스푸트니코!의 '무한한 소원의 하늘'과 칼린 세갈의 '속삭임'이란 영상작품을 통해 인공지능이 단순히 이미지나 텍스트를 생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지식과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에 무작위로 개입할 경우 전혀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출품작들은 영상, 입체, 공간특정적 설치미술,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통해 미래 뮤지올로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앎과 실천,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통해 미래미술의 향방과 뮤지엄의 기상도를 잠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해방과 한국전쟁 전후 예술 살펴본 '그러나 우리는..'
미술관 2층의 2,3전시실에서 막을 올린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1945-1953'은 광복 이후 한국 사회와 미술의 흐름을 조명하고, 미술관이 걸어온 역사를 되짚어보는 특별전이다. 1945년 광복 직후부터 한국전쟁 전후까지의 사회 현실을 미술작품과 기록 자료를 통해 조망한 이 전시에는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국내 주요 미술관, 박물관, 작가와 유족, 개인소장가 등의 소장품 260여 점과 자료 460여점이 나왔다.
전시는 2전시실에서 시작한다. '민중의 열망' '세로운 미술' '연합군과 미군정''거리로 나온 사람들''갈라진 길'등 모두 5개의 소주제로 기획됐다. 3전시실에서는 '전쟁의 현장' '국민 형성' '전후의 질서'라는 소주제 아래 출품작을 내걸었다.

이 야심찬 기획전에는 김경 김창열 문신 박생광 박수근 변관식 변월룡 양달석 오지호 이응노 이인성 이쾌대 임호 정종여 등의 작품이 대거 나와 일단 연구와 규모에서 집중적이고 방대하다. 이로써 해방이후와 전쟁기 예술가들의 시선을 다각도로 살필 수 있다.
특히 해방기 부산에서 열린 미술전람회 관련 자료를 공개해 부산 1세대 화가들의 활동상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민중을 위한 예술, 종군화가들의 작품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동시대 작가, 즉 강요배 김영은 김인순 김정헌 방정아 서용선 신학철 등 현재 시점 작가들의 해석을 통해 광복이후 한국 사회의 형성과정을 또다른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부산시림미술관은 지난 2018년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모던 혼성: 1928-1938', '피란수도 부산-절망 속에 핀 꽃'이란 두개의 전시를 1,2부로 개최했다. 이번 재개관 특별전은 앞선 두 전시 사이에서 의도치 않게 공백으로 드러난 역사적 시간에 대한 탐구라 할 수 있다. 기록 중심의 역사 서술과 작가, 작품 중심의 미술사 서술을 상호 보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 시도인 셈이다.
과거 역사를 오늘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조건으로 보고 전시를 구성한 이번 기획전은 동시대작가 작품까지 곁들여 오늘의 시선으로 역사와 기억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해방공간과 전쟁기 작품들과 동시대 작가들의 요즘 작품이 더러 겉도는 측면도 있어 아쉬움을 준다.
▲어제의 미술관 담은 기록전시와 어린이 대상 특별전도
세번째 전시인 '이 모든 어제의 미술관에게'(2층 프로젝트 갤러리)는 개관부터 재개관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기관· 건축 기록과 소장 자원을 바탕으로 미술관의 공간과 의미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고, 미술관과 부산 미술 생태계가 오랜 시간 맺어온 관계를 되짚어본다.
이제는 우리 시야에서 사라진 예전 미술관의 28년의 발자취를 사진과 영상,각종 자료로 불러와 관객 앞에 펼쳐놓았다. 그라운드아키텍츠 박고은 정지현 정현준 황규민 작가가 참여했다. 설치 3점, 영상 1점, 인터랙티브 영상 1점과 함께 1000여 점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지하 1층 어린이갤러리에서는 어린이들이 미술관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전시가 마련됐다. 어린이 대상 특별전 '안전기지'는 애착이론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미술관을 애착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톡톡 튀듯 감각적으로 구성했다.
작품 감상을 넘어 편안하고 즐겁게 조성된 공간에서 놀이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각과 정서를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인공지능(Al) 환경과 함께 성장하는 동시대 어린이들에게 비인간 존재들과 관계 맺는 경험을 놀이의 형태로 제안한 방&리의 쌍방형 작품이 흥미롭다. 눈이 세개인 로미(인공지능 존재)와 어린이 관람객이 즐겁게 놀고 대화하며 새롭고 전향적인 인터렉티브 아트 속에 빨려들 수 있도록 했다.
건축가 출신의 작가듀오 네임리스는 가볍지만 탄탄한 건축재료인 EPS지오폼으로 편히 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요즘 어린이들이 어떤 환경을 신뢰하는지 살피고 있다. 또 방&리는 동시대 어린이들이 무엇과 정서적으로 연결되는지, 아울러 자신들의 심리를 어떤 방식으로 표출하는지 쌍방향 작품을 통해 탐구하고 있다.

총 4건의 재개관 기념전 중 '퓨처 뮤지올로지'와 '이 모든 어제의 미술관에게'는 내년 3월 14일까지 열리며,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1945-1953'은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린다. 어린이 갤러리의 '안전기지'전은 내년 5월 30일까지 이어진다. 1월 1일과 매주 월요일은 휴관, 추석연휴에도 정상 개관한다.
art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