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트럼프 행정부가 16일 이스라엘에 대형폭탄 6만발 제공을 추진했다.
- 이스라엘은 장기전 대응과 재고 보충을 위해 확보를 서둘렀다.
- 향후 미국 정권 교체로 공급이 막힐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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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2000파운드(약 907㎏)급 대형 폭탄 6만발을 이스라엘에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이 폭탄이 전쟁 수행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군사적 판단과 함께 향후 미국 정권 교체에 대비하려는 이스라엘의 정치·외교적 계산 때문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와 함께 2년 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있는 정치세력 또는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윤리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이 폭탄의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00파운드급 폭탄은 지하 깊숙한 목표를 타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300m 이상까지 폭탄 파편이 날아갈 수 있다. 적 병력과 시설은 물론 많은 민간인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군도 베트남전 이후 이 같은 대형 폭탄 사용은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 트럼프 행정부, 이스라엘에 2000파운드급 폭탄 6만발 제공키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총 28억달러(3조8300억원) 규모의 대이스라엘 무기 지원안을 의회 관련 위원회에 통보했다.
지원안에는 MK-84 2만발과 BLU-117 2만발, I-2000 관통탄 탄두 2만개가 포함됐다. 이들 모두 2000파운드급 폭탄이다.
NYT는 "이스라엘은 자국이 필수적인 무기라고 여기는 폭탄의 재고를 대폭 보충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거래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이번 무기 지원은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 명목상으로만 무기 판매일 뿐 미국 정부가 해외군사재정지원(FMF)을 통해 이스라엘에 자금을 제공하고, 이스라엘이 이 돈으로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다.
■ 이스라엘, 7개 전구에서 전투… 대형 폭탄은 '주력 무기'
이스라엘은 지난 2023년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레바논, 이란, 시리아, 예멘 등 모두 7곳의 전구에서 전투를 벌였다. 전례없는 군사작전은 탄약 재고를 크게 소모시켰다.
이스라엘 공군 부사령관과 군 정보국장을 지낸 예비역 소장 아모스 야들린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의 국방 전략은 '짧은 전쟁'을 전제로 했지만 지난 3년 동안은 이스라엘이 장기전에 끌려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장기전 전략을 취하게 되면 더 많은 탄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러 전쟁과 장기전을 겪으면서 이스라엘은 탄약 보충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 수년치 비축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스라엘 군부는 2000파운드급 폭탄의 경우 4만발을 완전한 비축량(full supply)으로 간주한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미국에서 2000톤급 폭탄을 2012~2015년 구매량의 거의 8배를 사들였다.
■ 파편 300m 이상 날아가고, 지하 15m 목표도 타격
MK-84는 서방 군이 보유한 폭탄 가운데 파괴력이 가장 강한 무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제1차 걸프전 당시 미군 조종사들은 MK-84를 '망치'라고 불렀다. 무기 전문가들은 Mk-84 폭탄과 BLU-117 폭탄은 거의 동일한 성능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이 폭탄들은 지상에서 폭발하도록 설정하면 사방으로 1000피트(약 305m)까지 파편이 날아간다. 지연신관(delay fuse)을 장착하면 지하에서 폭발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2000파운드급 폭탄이 남기는 폭발 구덩이는 깊이가 최대 50피트(약 15m)에 달할 수 있으며 정밀유도 키트를 장착하면 장거리에서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I-2000 관통탄은 흙이나 암석, 콘크리트 등을 뚫고 들어간 뒤 지연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2000파운드급 폭탄은 건물, 철도 차량기지, 교통·보급로 등을 ''이상적인 목표물'로 설정하고 있다.
반면 미군이 주로 사용하는 250파운드와 500파운드 폭탄은 병력과 연료 저장시설, 레이더 등 상대적으로 방호력이 약하고 파편에 취약한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설계됐다.
이스라엘은 적군이 대형 건물이나 지하 터널에 숨어 있기 때문에 대형폭탄이 필요하며, 군은 항상 민간인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미 의회도, 이번 무기 지원 막을 수 없어
미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그레고리 W. 믹스 의원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 폭탄이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이번 무기 판매안에 대해 '보류(hold)'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보류는 의회의 비공식 심사 절차의 일부일 뿐이며,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NYT는 전했다.
무기 지원을 막으려면 하원과 상원이 무기 판매 불승인 결의안을 모두 통과시켜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를 뒤집기 위해 상·하원 모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이런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비상권한(emergency authority)을 동원할 수도 있다. 비상권한은 국무장관이 행사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이전 바이든 행정부도 무기 지원을 위해 여러 차례 비상권한을 사용했다.
■ 트럼프 퇴임 이후에 대비?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로 대형폭탄 확보가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이스라엘이 미리 무기고를 채워두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4년 5월 피란민이 대거 몰려 있던 가자지구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1800발의 폭탄 선적을 보류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연구원인 제시 와인버그는 "다음 미국 상·하원 구성이 어떨게 될지 알 수 없고, 그 다음에는 2028년 대선도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 총리실과 국방부, 미 의회의 친이스라엘 세력 모두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며 "필요한 것을 확보하려면 지금이 바로 행동해야 할 때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