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여자배구가 22일 태국에 0-3으로 져 아시안게임 4위에 그쳤다
- 김연경 은퇴 뒤 한국은 2회 연속 노메달로 아시아 경쟁력이 추락했다
- 제2의 김연경보다 여러 공격수 성장과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0 도쿄올림픽 4강에 올랐던 한국 여자배구가 불과 5년 만에 아시아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하는 팀이 됐다. 김연경(은퇴)이 떠난 뒤 시작된 추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0-3(20-25, 19-25, 23-25)으로 완패했다.

전날(22일) 준결승 일본전 0-3(20-25, 22-25, 16-25)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했다. 2023년 항저우 대회 5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4위에 그치면서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노메달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조별리그 3연승과 카자흐스탄과의 8강전 완승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메달권의 실질적인 경쟁자인 일본과 태국을 만나자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더 뼈아픈 것은 일회성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 도쿄 4강에서 아시아 4위로
불과 5년 전 한국의 위치는 전혀 달랐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양효진(은퇴), 김수지(흥국생명) 등이 버틴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일본과 튀르키예를 연달아 꺾고 4강에 올랐다.
특히 일본과 조별리그에서는 세트스코어 2-2, 5세트 12-14로 패배 직전까지 몰리고도 경기를 뒤집었다. 김연경과 박정아가 승부처에서 공격을 책임졌고 한국은 일본을 3-2로 잡았다. 현재까지 한국이 일본을 꺾은 마지막 경기도 이 경기다. 올해 아시안게임 준결승 패배까지 일본전 7경기 연속 0-3 패배가 이어졌다.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김연경과 양효진(은퇴) 등 대표팀의 중심축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자 상황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한국은 2022년과 2023년 VNL(FIVA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각각 12전 전패를 당했다. 2024년 태국을 3-1로 꺾기 전까지 VNL 30연패가 이어졌다. 세계랭킹도 도쿄올림픽 당시 14위에서 한때 40위권까지 추락했다.
아시아에서도 위치가 내려갔다. 김연경 없이 처음 치른 종합대회인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에 2-3으로 역전패하는 충격을 겪었고 결국 5위에 그쳤다. 2023 아시아선수권에서도 6위였다.

올해는 반등의 신호도 있었다. 차상현 감독 부임 이후 지난 6월 AVC(아시아 배구 연맹)컵에서 7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결승에서 대만을 3-0으로 완파했고 강소휘, 나현수(현대건설), 정윤주(흥국생명) 등이 고르게 득점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봐야 할 결과였다. 당시 대회에는 일본과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최상위권 국가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세계랭킹은 40위에서 30위권 안으로 올라왔지만 진짜 시험대는 이후였다.
그리고 상위권 국가들을 만나자 한계가 다시 드러났다. 지난달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 태국에 0-3으로 패했다. 나현수가 12점, 부상을 안고 뛴 강소휘가 10점, 육서영(IBK기업은행)이 9점을 올렸지만 20점 이후 경기를 끝낼 해결사가 없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김연경이 빠진 것은 '20점짜리 공격수 한 명'이 아니다.

◆ 김연경이 빠진 것은 '20점짜리 공격수 한 명'이 아니다
김연경의 빈자리를 단순히 득점력으로 설명하면 현재 대표팀의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김연경은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를 책임지는 아웃사이드 히터였다. 상대의 목적타를 버티면서 높은 공격 점유율까지 소화했고, 리시브가 무너져 세터가 선택할 수 있는 공격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높은 공을 처리했다.
무엇보다 20점 이후 공을 맡길 수 있었다. 대표팀이 흔들릴 때 공격 하나로 흐름을 끊고, 상대 블로킹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낼 선수가 있었다.

◆ 강소휘 혼자서는 안 된다…새로운 공격축 찾아야
현재 한국에는 그 역할을 한 명이 대신하지 못한다. 결국 여러 선수가 나눠 가져야 한다.대표팀의 새로운 중심은 주장 강소휘다. AVC컵 결승에서 14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과 조별리그에서 27점을 폭발시키며 조 1위를 이끌었다.
하지만 강소휘에게 과거 김연경과 같은 역할을 모두 요구하기에는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 아시아선수권 태국전에서는 허벅지 부상을 안고 10점에 그쳤고 이번 아시안게임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10점에 머물렀다. 상대가 강해지고 목적타와 블로킹이 집중될수록 공격에서 폭발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차상현 감독도 이미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대표팀 공격수들은 소속팀에서 공격 점유율이 높지 않다. V리그에서는 승부처의 높은 공을 외국인 공격수가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정작 대표팀에서는 국내 선수들이 국제무대의 블로킹을 상대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차 감독은 지난 5월 이 문제를 언급하며 리그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래서 한국이 찾아야 할 것은 '제2의 김연경' 한 명이 아니다. 여러 명의 공격수가 동시에 성장해야 한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강소휘뿐 아니라 육서영, 정윤주, 나현수 등이 공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육서영은 카자흐스탄과 8강전에서 20점을 올리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나현수도 아시아선수권 태국전에서 12점을 기록했고 앞서 인도네시아와 평가전에서도 팀 내 최다인 12점을 올렸다.
중앙에는 이다현(NEC 레드로케츠)과 정호영(흥국생명), 박은진(정관장) 등이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이 강조한 것도 중앙 활용이었다. 강소휘는 아시아선수권 이후 공격이 단조롭다는 문제를 선수들도 인식했고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연계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방향은 중요하다. 김연경이 있을 때처럼 어려운 공을 한 선수에게 몰아 해결하는 방식은 이제 사용할 수 없다. 리시브를 안정시키고 중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상대 블로킹을 분산시킨 뒤 날개 공격수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문제는 강팀을 만났을 때 그 구조가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전에서는 1, 2세트 중반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처에서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태국전도 세 세트 모두 일정 구간까지는 경쟁했지만 결국 세트를 가져오지 못했다.
태국은 폰푼 게드파르드가 빠른 토스로 블로킹을 흔들고 핌피차야 콕람 등 여러 공격수를 활용한다. 수비 이후 2단 연결도 안정적이다. 지난달 아시아선수권 맞대결에서도 이런 조직력의 차이가 그대로 나타났다.

◆ 문제는 김연경의 은퇴가 아니라 '그다음'
한국에는 아직 그런 완성도가 없다. 문제는 김연경의 은퇴가 아니라 '그다음'이었다 김연경은 언젠가 대표팀을 떠날 선수였다. 진짜 문제는 그 이후를 얼마나 준비했느냐다. 김연경과 함께 도쿄올림픽 4강을 만들었던 양효진(은퇴), 김수지(흥국생명) 등 베테랑들이 연달아 대표팀을 떠났고 박정아도 세월을 거치며 대표팀의 중심에서 물러났다. 세대교체가 한꺼번에 진행됐지만 그 자리를 메울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앞둔 2024년 양효진은 "어떻게 보면 (김연경) 언니가 여자배구의 멱살을 잡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라고 표현했다. 김연경 역시 당시 단기간의 변화보다 한국 배구가 장기적인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 말의 무게는 더 커졌다. 올해 AVC컵 우승으로 분명 반등의 가능성은 확인했다. 항저우에서 5위에 그쳤던 아시안게임 성적도 이번에는 4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태국이라는 아시아 상위권을 상대로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특히 아시아선수권 태국전, 아시안게임 일본전과 태국전까지 중요한 세 경기에서 모두 0-3으로 졌다는 결과는 현재 한국의 위치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이제 더 이상 김연경의 빈자리만 바라볼 수는 없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