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지하철 2호선서 다리 꼬기 실랑이가 벌어졌다
- 지하철 다리 꼬기가 승객 불편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는 2023년 자제 홍보방송을 하겠다고 했으나 미이행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3년전 '비매너' 공인…홍보방송·캠페인 시행키로 했지만 시작도 못해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점심시간을 앞두고 조금은 한가한 서울지하철 2호선 객차 안. 성수동 지상구간을 지나며 따사로운 햇빛도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차 안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저기요 죄송한데 다리를 꼬지 않으시면 안돼요?" 그러자 답변이 돌아온다. "왜요? 이 선까지가 제 자리잖아요?" 이러자 요청한 사람의 말이 조금 거칠어진다. "그쪽 신발이 제 바지에 닿을까봐 그래요. 닿으면 세탁비 물어주실꺼에요?" 답변도 날카로워진다. "지하철에서 다리 꼬지 말라고 누가 그래요? 저는 편하거든요? 그럼 아저씨가 다른데로 가세요" 결국 중년 아저씨는 씩씩대며 다른 자리로 이동한다.

해외에서도 지하철을 많이 타봤지만 전(全) 역사 플랫폼에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설치된 우리나라 지하철 문화와 아울러 탑승 매너는 그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콩나물시루 출퇴근 객차에서도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고 임산부가 있으면 곧바로 임산부 전용석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준다. 노약자석은 콩나물시루 상황에서도 비어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매너가 충만한 곳이 지하철 내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언제부턴가 무거운 배낭(백팩)을 등에 매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지하철을 타는 즉시 앞으로 가방을 돌려 맨다.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이 백팩에 부딪히는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1회용 커피잔도 들고 타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이 기억이 남아 있어서다. 진작부터 지하철의 '진상'으로 꼽혔던 '쩍벌남'은 이제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고 있지만 아직도 지하철 '비매너'로 공인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다리 꼬기다.
국민체위가 향상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다리를 꼬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다리 길이가 길어진 만큼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편안해진 사람이 늘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다리를 꼰 사람 옆에 앉은 사람은 십중팔구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상대의 신발 바닥이 들린 채로 내 바지와 막 닿을 듯한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중량 차량인 서울지하철은 그나마 낫다. 서울 9호선이나 경전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같은 최근 나오고 있는 폭이 좁은 객차의 경우 '다리 꼬기 테러'는 더 심각하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사람의 발을 피하기 위해 객차 내부를 빙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내 바지에 다른 사람의 신발바닥이 닿는 것도 신경 쓰이는데 다리 꼰 사람을 피해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 것 같으면 꼰 다리를 풀기도 한다.
여전히 지하철에서 다리를 꼬거 앉은 사람은 무수히 있다. 왜냐면 지하철 영상이나 방송에서 비매너로 지적하지 않고 있어서다. '공인 지하철 비매너'는 쩍벌과 큰 소리로 전화를 하는 등의 행위, 거대한 백팩을 등에 매고 있는 것이지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승객들은 지하철 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남의 다리에 신발바닥을 들이대거나 좁은 객차에서 자리를 더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개인의 취향이라며 묵과하고 있을까? 그건 아니다. 인터넷에서도 다리 꼬기를 지하철 비매너로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사람의 신발바닥을 피하기 위해 떨어져 앉아야 하고 열차 내부를 이동할 때 피해 다녀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열차 내부에서는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사람 때문에 가끔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나오기도 한다.
지하철내 다리 꼬기는 이미 지하철 비매너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023년 국민신문고를 통해 서울시에 지하철내 다리 꼬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 방송을 해달라는 청원이 들어왔고 이에 서울시는 같은 해 12월 답변 공문에서 지하철내 다리 꼬기 자제 홍보방송과 캠페인을 할 것을 확인했다. 즉 지하철내 다리 꼬기가 '공인 지하철 비매너'가 된 지는 이미 3년이 지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다리 꼬기를 금지하는 지하철 안내 영상이나 방송은 나오지 않는다. 공문을 내고 다리 꼬기를 금지하도록 하겠다던 서울시는 3년이나 지났지만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다리 꼬기가 지하철 비매너가 아니라는 반대 입장이 나와서가 아니다. 해당 공문을 발송한 뒤 담당 도시철도과 직원들이 교체되고 시간이 흐르자 해당 시책이 '유실'된 것이다.
그러는 동안 지하철 비매너로 인한 승객들의 불편은 쌓여간다. 예전에는 다리 꼬는 사람의 신발바닥이 바지에 닿은 것이 대수롭지 않았었을 수 있다. 다리 꼬는 사람의 편안함을 다른 사람이 비판하는 것이 오히려 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인식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내 다리 꼬기를 반대하고 다리를 꼬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다리 꼬기는 비매너가 틀림없는 듯 하다.
서울시나 코레일도 객실내 비매너에 대해 충분히 각인시켜주길 바란다. 다리 꼬는 사람 옆에 앉아 있는 것이 불쾌한 사람이 훨씬 많다. 하지만 객차 내 '공식 비매너'임을 서울교통공사나 코레일이 인지시켜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변한다. 단지 그들이 비매너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문제가 있어 다리를 꼬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단지 순간의 편안함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주길 바란다. 지하철에서 부디 옆사람 신발바닥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보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