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 금융청과 BOJ가 7일 은행 대출 데이터를 연구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 대출금리와 잔액 등 자료로 신용위험을 분석해 감독에 반영한다.
- 외부 연구로 부실 징후를 조기 포착하는 선제 감독을 강화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금융당국이 은행의 세부 대출 데이터를 외부 연구자들에게 개방한다. 금융청(FSA)과 일본은행(BOJ)이 은행 검사·조사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대학 연구자 등이 분석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신용위험을 찾아내고 금융기관 규제와 감독 정책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금융청은 BOJ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은행 경영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대학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과거 경험이나 관행에 의존하기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증거 기반 정책입안(EBPM)'을 금융감독 분야에서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청과 BOJ는 약 100개 주요 은행과 지방은행 등의 경영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2022년도부터는 기업별 대출 내역을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해 왔다. 금융청은 은행의 대출 데이터와 기업별 데이터를 활용한 고밀도 분석을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분석 결과를 'FSA 애널리티컬 노트'로 공개하고 있다.
데이터에는 기업별 대출잔액과 대출금리, 채무자 구분 등 은행의 핵심 경영정보가 포함된다. 금융청은 대출 내역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함께 수집하고 있어 금융기관의 신용공여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상환 위험이나 기업의 부실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당시 시행한 무이자·무담보 대출인 이른바 '제로제로 융자' 이용 기업의 재무상태를 추적하거나 대출 흐름을 통해 지역경제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금융청은 올해 공개한 분석에서 대출금리 변화가 기업의 부도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지방은행의 익명화된 기업 재무·여신정보와 대출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위험을 분석했다. 대출금리 변화에 따른 기업별 부도율과 예상손실의 변화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청은 지역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데이터를 활용해 홍수 등 기후 관련 위험이 담보가치와 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범 연구를 실시했다.
외부 연구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에는 엄격한 보안 장치가 적용된다. 데이터는 금융청 내부 단말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자는 금융청의 전문 연구원으로서 비밀유지 의무를 적용받는다. 연구 결과를 논문 등으로 발표할 경우에도 사전 심사를 거쳐 은행과 기업 이름 등을 익명화한다. 공개 범위는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해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금융당국이 데이터 활용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금리 상승으로 금융기관 간 경영 여건의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 있다. 대형은행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은행 사이에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별 은행의 위험뿐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체의 취약성을 조기에 파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청은 외부 연구자들의 분석을 통해 당국 내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신용위험을 찾아내고, 이를 금융기관의 규제와 감독 기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대출뿐 아니라 예금 데이터까지 분석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번 조치는 일본 금융당국이 추진해 온 데이터 기반 금융감독의 연장선에 있다. 금융청과 BOJ는 2024년에도 금융기관의 자료 제출 부담을 줄이고 모니터링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출 등 고밀도 데이터를 공동으로 수집·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융청은 최근에도 지역 금융기관의 사업자 지원 효과를 기업의 경영지표와 금융기관의 실적 등을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등 데이터 기반 정책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융기관의 지원이 거래 기업의 경영 개선이나 생산성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은 정부 내 경제학자들이 정책의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하고, 미국은 2019년 증거 기반 정책입안을 위한 법률을 마련해 각 부처에 데이터와 정책평가 담당 기능을 두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유럽 금융당국도 금융정책과 금융시장 분석을 위해 외부 연구자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금융감독에서도 단순히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축적된 대출 데이터를 활용해 어느 부문에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지를 사전에 찾아내는 '선제적 감독'으로 전환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
금융당국의 데이터 분석 역량과 외부 연구자들의 전문성을 결합해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핵심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