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영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가 4일 전세사기 청춘커플 이야기를 공개했다.
- 화란과 이완은 주거 불안 속에서도 사랑과 꿈을 붙들며 현실에 맞섰다.
- 김향기와 안동구는 사랑과 현실 사이 청춘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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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안동구의 섬세한 감정 연기…정이랑·홍시영의 활력 더해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사랑은 삶의 밑바닥에 놓였을 때 사치일까, 아니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될까. 당장의 내일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꿈을 꾸는 일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영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가진 것이라곤 사랑과 꿈뿐인 청춘 커플 화란(김향기)과 이완(안동구)이 전세사기를 비롯한 주거 문제에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세사기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문제다. 피해 사례가 꾸준히 알려지고 있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주거 문제는 더욱 가혹한 현실이다.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가 한순간에 흔들리는 상황은 단순히 집을 잃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삶과 계획까지 불안하게 만든다.
영화는 이처럼 무겁고 현실적인 소재를 청춘 로맨스와 결합했다. 전세사기라는 차가운 현실과 사랑과 꿈이라는 따뜻한 감정을 대비시키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화란과 이완이 있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벽은 높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어려움 앞에서 서로를 탓하기보다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러한 관계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김향기의 연기 내공이 돋보인다. 김향기가 연기한 화란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연인 이완을 바라보며 자신 역시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정작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이완과의 관계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김향기는 꿈과 현실,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화란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인물에 설득력을 더한다.
안동구 역시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완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연인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서로의 꿈과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에 조금씩 온도 차이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관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안동구는 서로를 향한 마음마저 서서히 멀어지는 듯한 미묘한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김향기와의 연기 호흡에 깊이를 더한다.
두 배우가 극의 감정선을 이끈다면 정이랑과 홍시영(기리보이)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한다. 전세사기와 주거 불안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만큼 이야기가 무겁게 가라앉을 수 있지만, 두 배우의 개성 있는 연기가 중간중간 웃음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공인중개사 안다정 역의 정이랑은 특유의 연기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고, 경태 역의 홍시영 역시 자연스러운 말투와 리듬감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살린다. 이들의 활약은 현실의 무게를 다루는 이야기 속에서 긴장을 풀어주며 작품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이 같은 완급 조절은 영화가 전세사기라는 소재를 지나치게 비극적으로만 다루지 않도록 한다. 현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사랑과 일상, 웃음을 함께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가 사랑을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더라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현실을 살아가는 일 사이에는 때로 쉽게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더욱 선명해진다. 삶이 가장 힘든 순간에도 사랑은 우리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현실을 버텨내기 위해 잠시 내려놓아야 하는 사치일까. 영화는 화란과 이완이 마주하는 상황을 통해 관객 스스로 답을 생각하게 만든다.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는 청춘의 사랑을 마냥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 꿈을 향해 나아가다가도 현실에 부딪히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미래가 막막한 순간을 보여준다.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와 함께했던 시간이 어떤 의미로 남는지 돌아보게 한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