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급격히 악화된 반도체 시장은 낙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반도체신화를 뒤흔들고 있다.
더욱이 삼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삼성그룹 전체가 성장한계에 봉착한 것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심지어 삼성그룹에도 위기의 순서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한때 국내 양대그룹까지 거론됐던 LG그룹의 쇠퇴, SK그룹의 위기, 대우그룹의 몰락 등과 같이 삼성그룹도 이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뉴스핌은 삼성전자, 흔들리는 반도체 신화 반도체위기 왜 왔나 포스트 황창규는 없나 황창규의 향후 행보는 등 총4회에 걸쳐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다시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흔들리는 반도체 신화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 삼성전자의 요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92년 세계반도체 시장을 휩쓴 저력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난 2/4분기에 영업이익 3300억원을 기록,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한편 삼성의 자존심인 D램 분야 출하량에서 하이닉스와 대만의 프로모스 제휴에 뒤진 세계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 반도체가 예전 같지 않다며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삼성이 절대 왕자의 자리에서 이제 내려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경쟁가열로 인한 가격약세로 향후 반도체 시황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삼성 반도체 '권불십년'
삼성은 지난 1992년 D램 분야 세계 1위, 19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세계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승승장구했다.
반도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던 시절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던 최첨단 기술 시장에 뛰어든 지 불과 20년 만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 반도체는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며 위험을 무릅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선두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반도체의 신성장동력을 무기로 10년이상의 최대 호황기를 누리는 혜택도 함께 얻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질 만큼 탄탄한 성장세를 달려왔다.
그러나 지금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은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처럼 영원할 것 같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는 경영진의 안일한 대처로 성장한계에 봉착하며 살을 깎아 내리는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휩싸였다.
문제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이 특별히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는 유지하고 추가로 기술력을 적용해 퓨전반도체(이종의 반도체를 결합해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것)나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만들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휴대폰에 너무 오랫동안 심취한 나머지 다른 신규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이지 못했다"며 "결국 지금부터 신성장사업을 발굴하고 사업화 해 가시적인 성과로 올릴 시점까진 최소 2~3년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나 휴대폰 등과 같이 삼성전자를 견인할 만한 사업아이템이 부족하다는 점도 삼성전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반도체 세계 수성 힘들다
반도체 업계의 상황은 현재 삼성전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10년 이상 세계 선두를 지켜온 삼성의 힘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현재 위기를 겪고 있지만 아직까지 삼성반도체의 저력은 여전하다"며 "기술력에 우위를 갖고 있는 삼성이 세계 1위 자리를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내외적인 환경을 고려할 경우 삼성전자가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D램 업체의 공급물량이 당분간 꾸준할 전망이고 일본과 유럽업체 또한 공격적인 상황에서 악재를 메울만한 호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환경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존립기반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D램 9월 하반기 고정거래가격은 12% 인하, 추가 하락 예상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D램 재고정리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요반등 조짐이 아직 없다. 피크 시즌인 10월에도 가격반등을 하지 못하면 투자 축소 또는 감산이 절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부증권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성은 어렵게 돌아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본 엘피다 와 유럽 카몬다 등이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 가운데 70%를 넘게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은 한층 더해지고 있다.
◆D램산업, 춘추전국시대 개막
혼란스러운 올해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술력을 가진 선발업체와 생산성을 가진 후발업체간의 전략적 제휴다.
현재 글로벌 디램 공급 업체들은 전략적 제휴에 따라 ▲삼성전자 ▲하이닉스 군(하이닉스/프로모스) ▲엘피다 군(엘피다/파워칩) ▲키몬다 군(키몬다/난야) ▲마이크론의 5개로 나뉘어져 있다.

전략적 제휴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인해 대만의 D램 후발업체들은 공급 과잉 국면에서도 퇴출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졌다.
D램 주요품목인 512메가 DDR2 667이 전달 1.65달러를 기록하는 등 생산원가도 건지기 힘든 상황에서도 대만업체들은 꿋꿋이 시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소니가 키몬다와 공동으로 D램 반도체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지배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일본 엘피다와 유럽 키몬다 등이 생산량 감축이 아닌 공격적인 자세를 고수하면서 삼성전자의 대외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세계 2위 D램 업체인 하이닉스가 지난달 D램 현물시장 공급중단을 밝히는 등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한 선발업체의 독점구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D램 반도체 시장이 이제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에 이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