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데스크칼럼] 박근혜 당선인은 ‘수첩’을 버려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 5년마다 반복되는 정부조직개편을 바라보는 단상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15일 차기 정부의 골격인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 조직개편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 들어 폐기시켰던 분야별 콘트롤타워의 부활이다.

경제분야 사령탑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을 5년만에 다시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고 외교안보분야는 청와대 내 국간안보실이 총괄하도록 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질 과학분야의 콘트롤타워로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다. 늘어나는 재난과 범죄에 대비해선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꿔 정부의 ‘안전정책’을 책임지도록 했다.

박 당선인은 또 선거공약대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고 4대 사회악으로 규정했던 불량식품 관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처로 승격시켜 국무총리실 직속기관으로 배치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축소시켰던 15부 2처 18청 2원 3실 7위원회를 17부 3처 17청 2원 2실 4위원회로 바꾸는 대규모 개편이지만 그리 큰 변화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정부조직개편이 정권이 출범하는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행사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마치 4년을 주기로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종목을 변경하고 금메달 수를 바꾸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박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내세웠던 대선공약들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이라 관가에선 이미 예고됐던 조직개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제는 언제까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이 쪼개지고 흩어졌다가 뭉치고, 여기 붙였다 저기 붙이는 개편을 반복할 것인가란 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등장한 대통령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격언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하나같이 전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정부조직을 새롭게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의 선진국들이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기존의 중앙정부조직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국정운영의 일관성을 기하는 것과 자못 대조적이다.

◆ 잦은 정부조직개편이 국정운영에 주는 폐해들

잦은 정부조직개편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정의 연속성보다는 당선인의 전리품으로 정부조직이 취급되고 있다는 데 있다. 즉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토가 계속되면서 정부의 본래 기능보다는 마치 부처 신설과 통폐합이 개혁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게 된 것이다.

아울러 정부조직개편이 국가를 이롭게 하고 국민을 복되게 하는 국리민복의 차원이 아니라 어느 부처가 얼마나 많은 기능과 인원을 가져가느냐를 따지는 부처이기주의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권 말기 정부부처가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보다는 차기 권력자의 조직개편 공약이나 입맛에 따라 대응자료를 준비하는 데 골몰하는 것은 참 후진적인 대한민국의 21세기 관가풍경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세 번째 문제점은 정권초기 아무런 경험도 없는 인수위원회 위원 몇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정부의 골격을 잡다보니 실제 국정운영 과정에선 부처 내, 혹은 부처 간 융화와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이뤄지지 않아 지속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폐단을 낳고 있다.

부처 이름이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해당부처 현판은 물론, 엠블럼(문장)과 공문서 등을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을 만하다. 이렇게 새나가는 예산만 막아도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박 당선인의 공약실현 재원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잦은 부처 명칭 변경에 따른 국민들의 혼란도 작은 문제가 아니다. 국토부의 경우 불과 5년만에 건설교통부에서 국토해양부로, 이번에 다시 국토교통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도 마찬가지다.

부처 명칭에 정부 조직 본래의 기능보다 당선인의 공약과 철학을 반영하려다보니 정부조직명으로는 어색한 이름들도 남발된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경우 부처 약칭을 ‘국교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미창부’, 농림축산부는 ‘농축부’, 안전행정부는 ‘안행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되고 있다.

◆ 박 당선인이 수첩을 버려야 하는 이유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빨간 머플러와 수첩을 선물 받고 활짝 웃고 있다.[사진: 뉴시스]
박 당선인은 ‘수첩공주’라는 좋은 별명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과 만날 때 항상 수첩을 갖고 다니면서 상대방의 얘기를 꼼꼼히 메모하고 중요한 사실관계는 수첩메모를 통해 확인하면서 얘기하는 습관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제 박 당선인은 수첩을 버려야 한다. 한명의 정치인으로서 ‘수첩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것은 장점일 수 있으나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에게는 수첩보다는 모든 국민의 희로애락을 살피고 느낌과 동시에 국가의 경제와 외교안보를 효과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 나라의 수반인 대통령이 개인의 기록일 수밖에 없는 수첩에 적어놓은 대로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국무총리와 장관 인선을 한다면 모든 국민이 힘들게 가꿔온 대한민국의 시스템과 미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정경부장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